◇더 선 1/필립 마이어 지음·임재서 옮김/445쪽·1만4800원/올
스코틀랜드 이주민의 아들인 엘리는 13세 때 코만치 인디언의 습격을 받아 어머니와 누나를 잃고 형과 함께 납치당한다. 시간이 흘러 ‘하얀 피부’의 코만치 전사로 자라 인디언 여성과 사랑에 빠지지만 인디언을 잡으러 다니는 텍사스 순찰대가 되고 마침내 작은 목장의 주인이 된다. 빈털터리 꼬마에서 시작한 매컬로 가문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 목축업의 몰락과 석유산업의 부흥을 거치며 텍사스의 석유재벌로 탈바꿈한다.
작가 필립 마이어는 매컬로 집안의 세 인물 엘리, 피터(엘리의 막내아들), 앤(엘리의 증손녀)의 시점을 교차해가며 텍사스와 미국의 역사를 재구성한다. 데뷔작 ‘아메리칸 러스트’(2009년)로 미국 문단의 총아로 떠오른 저자의 문장은 다채롭다. 엘리의 시점일 때는 건조하고, 피터의 시점에선 분노와 허무가 교차한다. 앤의 시점에 설 때는 담담하다.
이 책은 당대 텍사스 정착민과 인디언의 풍습도 생생히 되살려 냈다. 코만치 인디언의 사냥 풍습이나 정착지 습격, 성생활 등에 대한 상세한 묘사는 생활사 자료를 읽는 듯한 기분마저 들게 한다. 상·하 2권으로 구성돼 있으며 다음 달 중순경 하권 출간 예정.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