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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베이비, 4억달러 베이비”

입력 | 2013-07-24 03:00:00

英왕세손빈 아들 순산… 축제 열기
“경제효과 결혼식 때보다 클 것” 기대, 찰스 왕세자 “손자 빨리 보고싶다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다(We could not be happier).”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세손과 캐서린 세손빈이 첫아들을 얻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 전역이 ‘로열 베이비’의 탄생을 기뻐하는 축제의 열기에 휩싸였다.

22일 오후 8시 반 런던 버킹엄궁 정문 앞뜰에는 로열 베이비의 탄생을 알리는 공고문이 내걸렸다. “케임브리지 왕증세손이 오후 4시 24분에 몸무게 3.79kg으로 건강하게 태어났다”는 내용이었다. 수천 명의 영국 시민은 버킹엄 광장에 몰려나와 밤이 새도록 환호성을 지르며 축하했다. 로열 베이비는 케임브리지 공작인 부친 윌리엄 왕세손의 직함에 따라 케임브리지라는 칭호를 부여받았다. 정식 이름은 추후 발표된다. 영국 도박사들은 제임스, 조지란 이름에 가장 높은 금액을 베팅했다.

캐서린 왕세손빈은 이날 오전 6시경 런던 세인트메리 병원에 입원해 11시간 동안의 진통 끝에 자연분만으로 아기를 낳았다. 이날 세인트메리 병원 앞에서는 중세시대 이래의 전통에 따라 주민들에게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관직인 ‘타운 크라이어’를 맡은 토니 애플턴 씨가 우렁찬 목소리로 ‘로열 베이비’의 탄생을 알렸다. 병원 앞에는 23일에도 윌리엄 왕세손 부부와 아기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을 찍기 위해 각국의 취재진이 몰려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날 태어난 사내아이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3대손 직계 장자로서 왕위 계승 서열 3위에 올랐다. 할아버지 찰스 왕세자와 아버지 윌리엄 왕세손에 이어 장차 왕위를 물려받게 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포함해 4대 후계 체제가 확립된 것은 영국 역사상 120년 만이다. 시민들은 경기 불황 속에서 모처럼 희소식이 전해졌다고 기뻐했다.

로열 베이비의 탄생을 기념해 23일 오후 런던탑과 그린파크에서 총 103발의 축포가 발사됐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는 3시간 동안 종이 울렸다. 런던 트래펄가 광장의 분수와 런던탑은 왕자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로 파란색 조명을 밝혔다.

영국 소매업계는 로열 베이비 탄생에 따른 소비유발 효과는 2011년 윌리엄 왕세손 부부 결혼식 때의 1억6300만 파운드(약 2798억 원)를 뛰어넘는 2억4300만 파운드(약 4171억 원)에 이를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하워드 아처 씨는 “2011년 ‘로열 웨딩’부터 2012년 여왕 즉위 60주년, 2013년 로열 베이비까지 왕실 이벤트는 영국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광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더타임스 등 영국 언론은 로열 베이비 출산 소식을 대서특필했으며 일간 ‘더 선(The Sun)’은 23일자 신문 12페이지를 특별판으로 발행하며 제호를 ‘아들’을 뜻하는 ‘더 선(The Son)’으로 바꿔 달아 눈길을 끌었다.

요크셔 주 방문에 나섰던 찰스 왕세자는 첫 손자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할아버지가 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특별하다”며 “빨리 손자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도 “영국 왕실, 모든 영국인과 함께 이 역사적 순간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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