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희號 공격수 중 유일하게 홍명보號 승선한 김신욱
18일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파주=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18일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점심식사 시간 전 김신욱(울산)이 숙소 앞에 나와 몸을 풀고 있었다. 20일부터 열리는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놓고 서동현(제주) 김동섭(성남)과 경쟁해야 하는 김신욱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김신욱도 “부담이 되긴 한다”고 말했다.
김신욱은 2010년부터 대표팀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허정무, 조광래, 최강희 전 감독을 거쳐 홍명보 감독에게도 부름을 받았다. 최강희호의 주 공격수였던 이동국(전북) 이근호(상주)가 탈락한 가운데 그만이 살아남았다. 키 196cm의 장신 공격수로서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는 큰 키를 이용한 헤딩뿐만 아니라 발로도 곧잘 슛을 터뜨리곤 했다. 활동량도 많아 수비 가담도 뛰어나다. 올 시즌 12골 3도움으로 K리그 클래식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김신욱은 프로에 데뷔할 때는 공격수가 아니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나 수비수로 뛰었다. 2009년 울산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준비할 때 주전 공격수들이 대거 부상을 당하자 김호곤 감독은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키 큰 김신욱의 장점을 눈여겨보고 그를 최전방 공격수로 돌린 것이다. 이때 그는 “나는 키는 크지만 헤딩을 못한다”고 스스로 말하며 공식 훈련이 끝난 뒤에도 공에 줄을 묶고 수십 번씩 피나는 헤딩 훈련을 했다고 울산 관계자는 밝혔다. 이후에는 킥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 같은 성실성이 그의 생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한편 이날 한 선수는 NFC 내 숙소 앞까지 차량을 타고 왔다. 홍 감독이 주문한 ‘정문부터 걸어오기’를 어긴 셈이 됐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 훈련에 앞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특강을 받았다. 김신욱은 “개인적으로는 선수들이 모두 SNS를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주=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