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는 프로야구 전반기가 막바지로 치닫는 상황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선수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NC 이재학, 손민한, 김종호(왼쪽부터)는 각각 전반기 신인왕, 재기상, 기량발전상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막내 구단 NC가 3개 부문을 휩쓰는 파란을 연출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스포츠동아, 야구인 40인설문 : 프로야구 전반기 MVP·신인왕·재기상·기량발전상은?
신인왕 이재학 2차드래프트로 영입
재기상 손민한에겐 부활의 기회
기량발전상 김종호 특별지명으로 발굴
박병호 MVP ‘10년만에 2년연속 MVP’ 도전
전반기 최우수선수(MVP)는 박병호(넥센)의 몫이었다.
● 박병호 ‘10년만의 2년 연속 MVP 수상’ 가시권
박병호는 설문참가자 40명 중 17명의 지지를 받았다.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새로운 거포답게 올해도 홈런 17개(2위), 타점 61개(1위) 등으로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2005년 데뷔한 박병호는 오랜 무명생활을 청산하고 지난해 31홈런을 기록하며 생애 첫 홈런왕에 등극했다. 타점과 장타율까지 타격 3개 부문의 타이틀 홀더가 되면서 페넌트레이스 MVP마저 거머쥐었다. 올 시즌 전반기 페이스에 비춰볼 때 능히 2년 연속 MVP를 노려볼 만하다. 만약 박병호가 올해도 MVP를 차지한다면 2001~2003년 이승엽(삼성)에 이어 10년 만에 정규시즌 MVP 연속 수상자가 된다. 박병호에 이어 SK 최정과 LG 주장 이병규가 나란히 5표를 받았다.
● NC, 신인왕·재기상·MIP 싹쓸이!
MVP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부문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선수들은 모두 NC 소속이었다. 먼저 신인왕의 경우, 사이드암 투수 이재학이 21표를 얻어 과반이 넘는 지지를 얻었다. 경쟁자인 LG 문선재(6표)와 팀 동료 나성범(5표)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재학은 11일까지 올 시즌 14경기에서 5승3패1세이브, 방어율 2.90의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 비해 실력이 크게 향상된 선수인 MIP는 ‘공룡군단’의 리드오프를 맡고 있는 김종호(17표)에게 돌아갔다. 지난해까지 삼성 소속으로 2군에 주로 머물렀던 김종호는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NC로 이적한 뒤 올해 활짝 꽃을 피우고 있다. 리그 정상급 1번타자로 성장했다. LG의 새로운 4번타자로 자리매김한 정의윤도 적잖은 지지(10표)를 확보했지만, 김종호에는 미치지 못했다.
NC가 3관왕을 차지하면서 새삼 김경문 감독의 ‘선수 보는 눈’이 재조명받고 있다. 두산 사령탑 시절에도 진흙 속에서 진주를 발견했던 김 감독의 ‘준비된 작품’이라는 평가다. 이재학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로 이적했고, 삼성 출신 김종호는 특별지명을 통해 NC 유니폼을 입었다. 누구도 선뜻 기회를 주기 꺼려했던 손민한에게 ‘재기의 장’을 마련해 준 것도 김 감독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