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국민성금 모금 운동이 시작됐다.
CBC방송 등 이집트 민영방송은 “국민 성금을 모으고 있다”며 전 국민의 동참을 요청했다. 성금의 이름은 ‘이집트 지원 기금’. 모금 운동은 이집트 기업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 운동의 취지는 2011년 아랍의 봄부터 이어진 불경기의 고리를 끊기 위한 자금을 외부에서 지원받는 대신 이집트인 스스로 확보하자는 것.
아셈 솔리만 이집트 투명·반부패센터 소장은 “기업인 5, 6명이 군부에 기금 조성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군부는 승인한다는 의미에서 3억 이집트파운드를 기탁했다”고 말했다.
시작은 순조롭다. 이집트 법조인과 기업인들이 속속 동참 의사를 밝혔다. 성금 활용 방안은 아들리 만수르 임시정부 대통령이 결정한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8일 “이번 운동은 이집트 사회의 주요 축인 부자들이 경제 악화의 책임을 공유하고 경제 회생에 동참할 것인지를 보여 주는 지표가 될 것”이라며 “전례 없는 현상이어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카이로=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