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서 금12 은5 동6… 전종목 입상마이스터고 동아리 활동 조용구씨, ‘컴맹’ 탈출뒤 웹디자인 당당한 金
한국 국가대표 선수단은 7일(현지 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제42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단이 시상식에 앞서 라이프치히 무역전시센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조 씨는 그저 ‘취업이 잘될 것’이란 막연한 생각만 갖고 2010년 마이스터고교인 충북 음성군 금왕읍 충북반도체고에 진학했다.
그런데 같은 해 5월 학교 동아리에서 웹디자인을 처음 접한 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당시 조 씨의 컴퓨터 실력은 겨우 ‘컴맹’을 벗어난 수준이었다. 한글 타자 실력도 1분에 80타에 불과했다. 조 씨는 이런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웹디자인 책에 나온 내용을 일일이 실제로 구현해 보며 몸으로 익히는 방법을 택했다. 그의 고집스러운 방법은 단기간에 다른 학생을 따라잡는 비결이 됐다. 그 결과 2학년 때인 2011년 학교 대표로 지방기능경기대회에 출전했고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전국대회와 평가전을 거쳐 지난해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가 됐다. 올해 졸업과 동시에 삼성테크윈에 입사했다. 이후 6개월에 걸친 피나는 훈련 끝에 7일 오후(현지 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끝난 제42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웹디자인 직종의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마이스터고 졸업생 가운데 첫 기능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다.
한국은 ‘출전만 하면 당연히 우승’하는 나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번 우승 역시 대표선수들이 합숙을 하며 시차 적응 훈련까지 한 고된 담금질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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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회장에선 ‘단골 우승국’인 한국에 대해 보이지 않는 견제가 있었다. 자동차정비 강태호 선수(20)는 평소 자주 접하지 못한 독일 폴크스바겐 차량이 과제로 나왔지만 은메달을 땄다. 강동석 선수(20)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의 전유물이던 제과 직종에서 최초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철골구조물 직종의 원현우 선수(21)는 고교 재학 때인 2011년 런던 대회 국가대표 선발전에 판금 직종으로 출전했다가 탈락한 아픔을 이겨 냈다. 그는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철골구조물로 직종을 바꿔 도전해 금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 전체 직종을 통틀어 최고 득점자에게 주어지는 최우수선수(MVP)의 영광도 안았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