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북영화 ‘48미터’ 만든 안찬일 교수-민백두 감독
탈북 실화와 북한 실상을 다룬 영화 ‘48미터’를 기획한 탈북자 출신 박사 1호 안찬일 중앙대 교양학부 교수(왼쪽)와 연출을 맡은 민백두 감독. 48m는 탈북자의 생사를 가르는 압록강의 최단 폭이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탈북자들의 실화를 담은 영화 ‘48미터’의 한 장면. CJ E&M 제공
5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영화를 기획한 안찬일 중앙대 교양학부 교수(59)와 연출을 맡은 민백두 감독(44)을 만났다. 안 교수는 탈북자 출신 1호 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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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감독은 “영화에 담긴 내용이 모두 실화”라고 강조했다. “실상은 더 끔찍해요.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으려고 표현을 많이 순화했죠. 실제로 탈북하다 잡히면 알몸 상태에서 눈, 코, 항문에서 물이 나올 때까지 각목으로 맞아요. 성기나 항문에 감췄을지 모르는 달러를 찾기 위해서죠.”
안 교수는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해 북한인권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자극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탈북한 사람은 20만 명이 넘지만, 남한에 들어온 사람은 2만3000여 명에 불과해요. 나머지는 강제로 북송되거나 아시아 각국을 떠돌고 있어요.” 안 교수는 지난해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에 반대하며 단식투쟁을 벌였다.
민 감독은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신경 썼다고 했다. “북한의 산에는 나무가 없잖아요. 지난해 겨울 충북 제천시의 민둥산에서 밤샘 촬영을 했어요. 시체 역할을 한 배우들은 꽁꽁 언 강에서 몇 시간씩 누워있었죠. 영하 28도까지 떨어진 날씨였어요.”
안 교수는 옛날 자신의 탈북 과정을 떠올렸다. 1979년 서부 군사분계선을 넘을 당시 그는 인민군 부소대장(상사)이었다. “제가 지나온 지뢰밭은 480m가 넘을 겁니다. 3300V 고압선도 운 좋게 통과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영화에서 북녘 동포들은 48m를 못 넘고 최후를 맞아요. 영화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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