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득세 감면 종료 1주일… 거래 실종
최대진 대진공인 대표는 “혹시라도 손님이 올까 봐 문을 열었는데 오늘도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후 늦도록 전화 한 통 못 받았다”면서 “취득세 감면 혜택이 사라지고 장마철까지 겹치면서 매일 아침 출근하기가 공포스럽다”며 한숨을 쉬었다.
같은 날 찾은 송파구 잠실동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도 마찬가지였다. 찾아오는 손님이 사라진 지는 오래다. “집값이 얼마나 더 떨어지겠느냐”고 묻는 전화만 간혹 걸려왔다. 송낙곤 삼보부동산 대표는 “올 초 취득세 감면 연장이 무산됐을 때는 그나마 새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나온다는 기대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희망이 없다”고 전했다.
○ 잠실 재건축, 한 달 새 1억3000만 원 뚝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1∼3%로 인하됐던 취득세율은 이달부터 2∼4%로 원상 복귀했고, 정부는 더이상 취득세 감면 연장은 없다고 못 박았다.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강남 재건축 단지는 지난달 취득세 감면 혜택을 보려는 ‘막차 타기’ 거래가 반짝 몰렸다가 지금은 매수세가 완전히 실종됐다. 5040채 대단지인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는 지난달 30여 건이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성사된 거래가 한 건도 없다.
4·1 대책 발표 후인 5월 8억2000만 원까지 거래됐던 개포주공 1단지 49m²(공급면적)는 현재 호가가 7억4000만 원까지 떨어졌으며,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용빈 반도공인 대표는 “취득세를 1600만 원 정도 감면받았는데 다시 올라간 세금 액수보다 집값이 더 많이 빠졌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며 “지금보다 3000만 원은 호가가 더 떨어져야 사려는 사람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 가을 이사철 돼야, 중소형 중심 거래 살아날 듯
주택시장 회복을 이끌었던 강남 재건축 시장의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전국 집값도 석 달 만에 상승행진을 멈췄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말부터 14주 연속 올랐던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이달 들어 움직임이 없었다. 7월 들어 전국 177개 시군구 중 집값이 뛴 곳은 63곳에서 57곳으로 줄어든 반면 하락한 곳은 90곳에서 99곳으로 늘었다.
여기다 시중은행이 대출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어 주택 구매심리가 더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적격대출(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4%대 중반까지 올랐다.
또 최근 정부가 취득세 영구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이 방안이 확정될 때까지 주택 거래가 끊기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취득세 영구 인하 검토로 대기 수요가 늘 수 있다”며 “정부 합의가 힘들어도 빨리 결론을 내지 않으면 하반기 내내 주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일·정임수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