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와 디지털 문화 시대의 한류/홍석경 지음/360쪽·2만9000원·한울
먼저 ‘어떻게’의 문제. 서구의 한류 현상을 연구해온 저자는 ‘세계화’와 ‘디지털’에서 그 답을 찾았다. 이는 한국에서 드라마의 본 방송이 끝난 후 48시간 내에 인터넷에 영어 자막이 올라오고, 3∼4일 후엔 20개 언어를 넘는 자막이 달려 유통되는 현상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계의 한류 팬들이 불법을 감수하고 재능 기부를 한 덕분이다.
다음은 ‘왜’에 답할 차례. 저자가 제시한 해석 중에는 △도도한 할리우드 스타와 달리 한류 스타는 스타와 ‘셀럽’(celebrity·명사)의 중간쯤 되는 친근한 존재들이고 △너무 완벽해서 식상한 미국 드라마에 비해 한국 드라마는 감정이입이 쉽도록 비어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저자는 그동안 발표했던 논문에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여 노작을 내놓았다. 올해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