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NLL 논란 발언’ 의식 영해선 강조… 영화 ‘연평해전’ 제작성금 10억 돌파
영화 ‘NLL-연평해전’ 포스터.
29일은 제2연평해전 11주년이다. 2002년 이날 북한 경비정 2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호를 기습 공격했다. 한국군 6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당했다. 최근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공개돼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이 확산되면서 역설적이게도 연평해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다시 커졌다. 28일 한쪽에서는 NLL을 사수하다 숨진 장병들을 추모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여야 간 NLL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이 계속됐다.
제2연평해전 유가족들 앞에서… “잊지 않겠습니다”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2002년 6월 29일) 추모문화제 ‘올 댓(ALL THAT) 연평해전’ 행사에서 미래를 여는 청년포럼 소속 대학생들이 제2연평해전을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피켓을 유가족들에게 들어 보이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최근 정치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을 의식해 한 말로 풀이된다. 제2연평해전 11주년을 계기로 안보 의식을 한층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정 총리는 특히 “북한 경비정 2척이 NLL을 침범해 기습공격을 가했지만 우리 장병들은 죽음을 무릅쓴 분투로 이를 격퇴하고 NLL을 사수했다. 영해를 목숨 바쳐 죽음으로 수호한 고 윤영하 소령 등 호국용사들의 거룩한 희생과 애국정신을 엄숙히 기린다”고 말했다. 국제법상 NLL이 영토선이 아니라는 일부의 주장을 반박하고 NLL이 영해선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 총리는 29일에는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를 방문하고 전적비를 참배할 계획이다. 정 총리는 그동안 NLL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에 대해선 직접적 언급을 삼갔지만 제2연평해전을 주제로 한 영화 ‘NLL-연평해전’ 제작에 500만 원을 기부하는 등 꾸준히 안보를 의식한 행보를 해 왔다.
그는 올 3월에는 연평도를 찾아 “결국 화력을 보이는 수밖에 없다. 도발하면 10배의 타격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첫 벌초 대상이 될 것’이라는 위협을 받기도 했다.
해군은 2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후원의 밤 행사’에서 마련된 성금을 연평해전 영화제작사인 ㈜로제타 시네마에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선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육군 및 공군본부, 해병대사령부 간부들이 십시일반 모은 5000여만 원도 별도로 전달됐다.
영화 제작사가 소액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제작비를 마련하는 크라우드펀딩 방식의 모금도 5억 원을 넘어섰다. 제작사 관계자는 “5월 말까지 모인 돈은 약 2억 원에 불과했지만 최근 연평해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 달 사이에 3억 원가량이 모였다”며 “지금도 매일 200만∼300만 원씩 꾸준히 소액 후원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한편 해군은 29일 오전 10시 평택 해군 2함대에서 ‘제2연평해전 11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이날 기념식에는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해 전사자 유가족 및 승조원, 참전 주요 지휘관, 지역 기관단체장, 인터넷을 통해 참석을 희망한 일반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한다.
장원재·손영일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