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영화작업 7월부터 본격화
○ 금융계 우리투자증권에 ‘군침’
금융당국이 우리금융 매각을 위해 시장 조사를 한 결과 금융지주사를 포함한 주요 금융사들은 우리투자증권에 큰 관심을 보였다. 우투증권이 어디로 팔리느냐에 따라 증권업뿐 아니라 금융계 전반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중간 규모의 증권사들은 우투증권 인수를 계기로 자기자본이 급증해 투자은행(IB)업에 진출할 자격을 갖출 수 있다. 최근 개정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은 자기자본이 3조 원 이상인 증권사에 한해 인수합병(M&A), 기업대출, 비상장증권 직접거래 등의 업무를 하도록 했다.
우투증권이라는 매물이 가진 이런 매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낮은 보험사와 저축은행을 함께 인수해야 하는 점은 인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계 투자은행의 한 임원은 “정부가 이달 초 증권계열을 묶어 판다고만 말했을 때는 자산운용사와 파이낸스사(할부금융사) 정도가 함께 매물로 나오는 걸로 생각했다”며 “최근 보험사와 증권사가 포함된 매각 대상 분류 현황을 전해 듣고 고민에 빠진 회사가 많다”고 전했다.
증권, 보험, 저축은행 계열과 함께 동시 매각할 경남은행과 광주은행도 해당 지역에서 큰 관심을 보이는 매물이다. 특히 경남은행 인수에 대해서는 부산은행을 자회사로 둔 BS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을 자회사로 둔 DGB금융지주가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경남상공회의소까지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제 논리에 따라 매각하되 인수한 은행과 경남은행이 각각 독자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해 지역정서를 거스르지 않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민영화 대비 자회사 대표 ‘물갈이’
현재로선 우투증권이나 지방은행에 비해 인수를 적극적으로 희망하는 회사가 적은 편이다. 최근 우리금융 회장에 선임된 이순우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이달 말 자회사 대표 13명 중 11, 12명을 교체키로 했다. 민영화 작업에 도움이 될 만한 인사로 물갈이를 하려는 것이다. 매각 1순위인 우투증권 사장에는 김원규 우리금융 전무가 이미 내정됐다. 우투증권과 함께 팔리는 우리아비바생명 대표에는 강영구 보험개발원장이 선임될 예정이고, 우리카드 사장에는 유중근 전 우리은행 부행장이 유력하다. 곧 임기가 만료되는 차문현 우리자산운용 사장과 이승주 우리프라이빗에퀴티 사장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