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불청객’ 5세 이하 영-유아 수족구병
수족구병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침 가래 등을 통해 호흡기로 옮겨진다. 손을 자주 씻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면 예방할 수 있다. 동아일보DB
○ 물집과 고열 동반되면 수족구병 의심
이 바이러스는 몸속에 들어오면 장 점막을 통해 혈액을 타고 몸 곳곳으로 돌아다닌다. 뇌에 침투하면 뇌수막염을, 간에는 간염을, 심장에는 심근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피부에 침투했을 때 일으키는 게 수족구병이다.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린 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강진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입 주위에 물집이 생기고 열이 나며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어하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물집은 입술이나 볼 점막 등 눈에 잘 띄는 곳에 발생하는 때가 많지만 혀나 입천장 잇몸 등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손등과 발등에도 물집이 잡히는 것도 특징의 하나이다. 주로 손가락 사이나 발가락에 나타난다. 처음엔 붉고 평평한 종기가 작게 생기지만 점점 물집으로 변해간다. 영아는 몸통과 허벅지 엉덩이에도 생길 수 있다. 수포는 쌀알 크기의 타원형이며 가렵거나 아프지는 않다. 터지지는 않고 2, 3일이 지나면 없어지며 흉이 남지 않는다.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물집과 함께 고열이 동반되는 때가 흔해 간혹 해열제를 먹어도 잘 듣지 않는다”며 “심해지면 경련이 동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족구병을 치료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병으로 인해 나타난 증상은 대부분 3∼7일 안에 사라지고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낫는다.
그렇다고 해서 방심해선 안 된다. 증상이 심하면 입 안이 아파 음식이나 물을 먹지 못하고 탈수나 쇼크 탈진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면역체계가 발달하지 않은 신생아가 이 병에 걸리면 사망할 개연성까지 있다. 만약 병에 걸린 영유아가 갑자기 팔다리가 가늘어지면서 힘이 없는 증상을 보이면 빨리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수족구병에 걸린 어린이는 우선 몸을 편하게 해주는 게 좋다. 특히 입속에 물집이나 궤양이 생겨서 음식을 먹지 못한다면 부분 마취제를 뿌려줘서 통증을 낮춘 뒤 미음 같은 유동식을 권하는 게 좋다. 먹는 음식 양이 심하게 줄었다면 병원에 입원해 정맥으로 수액을 충분히 공급해서 탈수 현상을 예방해야 한다.
모든 바이러스는 그 자체를 차단하는 게 가장 좋은 예방책이다. 수족구병도 마찬가지다. 김동수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현재까지 예방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며 “외출했을 때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집에 돌아온 뒤에는 소금물 양치를 하는 한편 물을 끓여 먹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