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오태석 연출-박범훈 작곡
국립국악원의 신작 소리극 ‘아리랑’ 중에서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에서 극중극으로 펼쳐지는 홍범도 장군 소재의 신파극. 국립국악원 제공
지난해 12월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을 기념하는 이번 소리극은 국립국악원이 대표 브랜드 공연으로 삼기 위해 제작했다. 국립국악원은 “아리랑이 민초들의 노래인 만큼 오태석의 투박하고 서민적인 작품 세계, 박범훈의 민속음악적 요소가 잘 어우러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참여한다.
‘장화홍련’ ‘서편제’ ‘메디아’로 잇달아 호평을 받은 국립창극단처럼, 국립국악원도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창극이 판소리 주축의 남도소리 중심이라면, 소리극은 민요가 주를 이루는 게 차이점이다.
오태석은 20일 예악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리랑은 피를 뛰게 하는 힘을 지닌, 맥박과도 같은 노래”라면서 “한스럽고 애달픈 아리랑이 아니라 즐겁고 희망찬 기운을 지닌 아리랑, 젊은이들이 부르고 생기 넘치는 아리랑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홍범도 장군이라면 통일된 조국에 가장 먼저 돌아오고 싶어 할 것 같았고, 그분을 기쁨의 아리랑으로 맞이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홍 장군의 이야기를 따라 아리랑이 흘러간다. 기존 아리랑 중에는 자진아리, 해주아리랑, 독립군아리랑, 상주아리랑, 본조아리랑 5곡이 들어갔고, 새로운 아리랑으로 기쁨의 아리랑, 뗏목다리 아리랑 등 10여 곡이 새로 작곡됐다. 박범훈은 “귀에 익숙한 아리랑과 새로 작곡된 아리랑이 어우러지면서 아리랑의 가치를 새롭게 전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마이크 같은 확성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맨발에 무대 분장도 하지 않는다. 김광숙 민속악단 예술감독 대행은 “마이크, 분장, 신발 없이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자연스러운 소리와 발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1만∼3만 원. 02-580-3300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