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 7월 21일 고양에서 협연무대
고양아람누리 제공
레핀은 동갑인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 막심 벤게로프(39)와 더불어 ‘러시아 신동 삼총사’로 불렸다. 레핀과 벤게로프는 노보시비르스크 출신에, 러시아 바이올린의 대부 자하르 브론의 제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브론에게 핑거링(운지)과 보잉(운궁) 등 전통적인 주법을 물려받았지만, 벤게로프가 활이 끊어질 정도로 격정적인 반면 레핀은 곡의 구조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학구적인 연주를 한다는 평을 받는다. 레핀과 경쟁구도를 이뤘던 벤게로프는 목 디스크와 척추 이상, 왼손 마비 증세로 2007년 공식 활동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에 참여해 호연을 펼쳤다.
11세 때 폴란드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17세에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레핀의 전력은 아직도 회자된다. 연주 여행차 터키 이스탄불에 머물고 있다는 레핀은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콩쿠르 우승에 대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면서 껄껄 웃더니 “돌이켜보면 콩쿠르는 무척 힘든 경험이었지만 국제무대에 진출하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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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핀을 메뉴인을 두고 ‘나의 가장 위대한 협주곡 멘토’라고 칭했다.
“한국인 친구에게 한국의 돌잡이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아이가 직관적으로 고른 물건으로 미래를 점친다고. 내가 다섯 살 때 바이올린을 잡은 것이 그것과 비슷한 일 같다. 그 순간 내 운명이 결정됐으니까.”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