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차기 A대표팀 사령탑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절차를 지키기 위해 다음주 초쯤 이를 공식발표할 계획이다. 스포츠동아DB
■ 차기감독 발표 앞둔 축구협회의 속사정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이 홍명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공식발표를 다음 주초로 미뤘다. 왜일까.
정몽규회장 취임후 첫 감독인선
기술위 절차 거쳐 잡음 없도록
허정무부회장 “내주 발표 할 것”
● 사실상 홍명보 확정
1순위는 홍 감독이다. 스포츠동아 취재결과 협회는 홍 감독에게 사령탑을 제안했고, 수락의사도 받았다. 허 부회장은 “홍 감독은 월드컵에 선수로 4차례나 출전해 경험이 풍부하고 월드컵 코치, 올림픽 감독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계약은 직접 사인하기 전에는 모른다. 당장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기자회견장은 도돌이표였다. 기자들의 집요한 질문에 허 부회장은 “홍 감독과 교감은 있었다. 이 정도면 되겠느냐”고 말하면서도 “아직은 아무 것도 밝힐 수 없다”고 잘랐다.
● 왜 공식발표 미루나
협회가 이처럼 공식 발표에 뜸을 들이는 이유는 공식 절차를 밟기 위해서다. 대표팀 감독은 기술위 추천을 받아야한다. 협회는 그동안 감독을 선임, 해임할 때 기술위를 제대로 거친 적이 거의 없어 큰 비판을 받았다. 정 회장이 취임 후 가장 강조하는 것이 바로 원칙과 절차다. 협회는 이번에야말로 절차대로 차기 사령탑을 선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차기 감독 인선을 위해 일단 기술위부터 소집해야 하는데 최종예선 중간에 차기 감독 논의가 이뤄지면 대표팀에 악영향을 미치고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 황보 위원장은 개별적으로 기술위원과 조심스레 접촉했다. 또 기술위와 별도로 협회 최고위층도 후보군의 의사를 타진하는 등 비밀리에 움직였다. 기술위 추천을 받아 사령탑을 제안했다가 그쪽에서 거절해 낭패를 보는 일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동시다발적인 의견조율 끝에 내린 결론이 홍 감독이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