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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이란 감독 “최강희 감독, 사과하라”

입력 | 2013-06-14 03:00:00

“한국 테헤란 원정때 푸대접 없었다… 11일 우즈베크전 최선 다하지 않아”
최감독 “케이로스, TV로 월드컵 볼 것”… 18일 울산서 최종전 앞두고 심리전




“최강희 감독은 이란 국민을 모욕했다.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케이로스 감독은 내년 브라질 월드컵을 고향에서 TV로 볼 것이다.”(최강희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한국 축구대표팀과 이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최종전(1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을 앞두고 신경전이 치열하다. 발로 하는 축구지만 전쟁은 이미 입에서 시작됐다.

포문은 먼저 13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케이로스 감독이 열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 출국에 앞서 이란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최 감독이 지난해 10월 이란에 와서 경기를 치를 당시 이란으로부터 푸대접을 받았다고 했다. 우리는 한국팀을 푸대접한 적이 없다. 우리는 한국팀에 최고의 훈련장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케이로스 감독의 발언은 최 감독이 11일 우즈베키스탄전(1-0 승) 뒤 “이란이 조금 더 밉다. 선수들은 이란 원정 당시 받은 푸대접을 기억하고 있다”고 한 말에 대한 반응이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한국은 출발 때부터 이란으로부터 납득하기 어려운 대접을 받았다. 이란 측은 비자 발급을 둘러싸고 시간을 끄는가 하면 한국팀에 선수들의 부상이 우려될 정도로 최악의 훈련장을 제공했다.

▶본보 13일자 A26면 최강희 “이란에 빚지곤 못살아”

케이로스 감독은 또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며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사서 최 감독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 그걸 입을 용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도발했다. 마치 한국이 이란의 탈락을 위해 우즈베키스탄과 모종의 음모를 꾸몄다는 뉘앙스다.

케이로스 감독의 도발에 최 감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최 감독은 13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케이로스 감독이 국민 운운한 것은 굉장히 섭섭하다. 이란전은 정치 문제가 아닌 단순히 축구 경기일 뿐이다”며 “실제로 이란 원정 당시 어려운 상황이었고 푸대접을 받았다”고 말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이란전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힌 최 감독은 케이로스 감독의 적반하장에 대한 화답도 잊지 않았다. 최 감독은 “케이로스 감독이 세계적인 팀에서 좋은 것만 배우길 기대했었는데 엉뚱한 것만 배운 것 같다. 내년 월드컵은 (경기장이 아닌) TV로 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일갈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각각 감독과 수석 코치를 지냈다. 최 감독은 케이로스 감독이 우즈베키스탄 유니폼을 주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나에게 주려고 한다면 선수들에게도 주기 위해 11벌을 보내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휴식한 대표팀은 이날 NFC에서 회복 훈련을 하며 몸을 풀었다. 대표팀은 15일 결전지인 울산으로 떠난다. 이란도 입국 뒤 곧장 울산 강동구장으로 이동해 첫 훈련을 했다.

파주=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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