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지금이 제철] 충남 태안 해삼

입력 | 2013-06-11 03:00:00

바다의 보양식, 인삼이 부러울쏘냐




통통하게 살이 오른 해삼이 요즘 제철을 만났다. 한 상인이 바다에서 건져 올린 해삼에서 내장을 분리해 내고 있다. 태안군 제공

꼬들꼬들하고 짭조름한 해삼(海蔘)은 포장마차에서 사시사철 인기 있는 안주다. 하지만 경남 통영 등과 더불어 국내의 대표적인 해삼 산지인 충남 태안 지역의 해삼은 산란기를 앞둔 6월에 살이 가장 많이 오른다. 최근 통통해진 태안 해삼을 건져 내기 위해 제주와 남해안의 해녀 수십 명이 찾아왔다. 태안에도 80여 명의 해녀가 있지만 일손이 크게 달리기 때문이다. 올해는 수확량 증가로 가격이 내려 해삼 애호가들이 양껏 먹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 육지에는 인삼, 바다에는 해삼

해삼은 충남과 경남이 각각 지난해 각각 420t과 1030t을 출하해 전국 생산량(1945t)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과 소원면 원북면 이원면 근흥면 등 5개 읍면의 해변 해삼 공동어장에서는 하루 10t 이상의 해삼이 출하된다. 소원면 모항항에서는 1∼6일 해삼축제가 성황리에 열렸다.

올해는 해삼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많은 데다 중국으로의 수출량이 줄어드는 바람에 kg당 도매 가격이 1만5000∼1만7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만 원가량 내렸다. 이에 따라 태안군 횟집이나 식당에서는 해삼을 kg당 지난해보다 5000원가량이 싼 2만5000∼3만 원에 먹을 수 있다. 해삼축제 사무국장인 국현민 씨는 “모항항 인근에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해 해삼의 향이 좋고 돌기가 많다”고 말했다. 돌기가 많은 해삼이 더 쫄깃해 인기가 높다고 한다.

중국은 한국에서 해삼을 수입해 삶은 뒤 말려 건해삼으로 만든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해삼은 서해산이다.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소 박광재 박사는 “서해안 해삼은 껍질이 두껍고 수분 함량이 적어 삶아 말렸을 때 중량의 3%가 남지만 남해안 해삼은 2.5%에 그친다”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해삼 양식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내의 해삼은 사실상 자연산이라는 것이 국립수산연구원의 견해다. 해삼 어장을 관리하는 것 이외에는 사람의 손을 거의 타지 않고 인공종묘도 쓰지 않기 때문에 자연산으로 본다는 것이다.

○ 해삼 날회, 무침, 물회, 해삼탕수육…

해삼은 다른 식품에 비해서는 요리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은 편이다. 무침, 볶음, 탕수육 등의 요리가 있지만 날로 먹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싱싱한 해삼을 한 입 크기로 썰어 초고추장을 찍어 먹으면 오독오독 소리와 함께 감칠맛이 난다. 해삼 무침은 해삼을 썰어 물에 잠깐 담가 놨다가 식초에 넣고 오이 양파 당근 등 야채를 넣어 무쳐 먹는다. 여기에다 사이다나 생수를 넣으면 물회가 된다.

토종닭에다 해삼을 넣은 해삼백숙도 별미다. 태안의 일부 가정에서는 해삼탕수육 요리법이 전해 내려온다. 돼지고기를 불고기 하듯 양념을 넣어 볶은 뒤 해삼과 전분을 묽게 탄 물에 넣고 끓여 만든다. 이 요리를 올해 해삼축제에 선보인 소원면 모항리의 조항심 씨는 “해삼에 짠맛이 약간 있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양념하면 심심하게 간이 맞는다”고 말했다.

해삼의 생내장은 김과 함께 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별미인데 산란기 전에 먹을 수 있다.

해삼은 효능이 육지의 인삼에 비견할 만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피로 해소와 정력 강화, 피부 개선 등에 두루 효과가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반면 칼로리는 적어 다이어트 식품군에 속한다.

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