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큰 직원이 회사를 살린다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빨간색 표지에는 ‘회사가 무너지면 영원히 쉬게 된다’ ‘불황이라 한탄할 시간에 차라리 일을 하라’ ‘즉시 한다. 반드시 한다. 될 때까지 한다’ 등 근면성을 강조하는 고압적인 구호가 잔뜩 나열돼 있다. 맙소사! 창의력이 강조되는 21세기에 이런 새로울 것도 없는 고리타분한 구호가 불황을 이겨낸 노하우라니….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거부감을 느낄 만도 한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다 보면 한 가지 명확한 키워드가 잡힌다. 바로 주인정신이다. 의욕만 가득한 사장과 특별할 게 없는 직원으로 구성된 회사가 주인정신을 기반으로 한 열정과 패기로 일본 최고의 성공을 일군 사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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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종과 다른 점은 주변에서 흔히 살펴볼 수 있다. 영업이 끝날 무렵 식당에 갔을 때 이 시간에 온 손님이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주문을 받으러 오면, 주인이 아닐 확률이 높다. 그 시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상냥한 얼굴로 반찬 하나라도 더 챙겨주는 사람이라면 십중팔구 주인이다.
주인과 종업원은 다르다. 주인은 능동적이고 열정적이다. 자기 목소리를 내고 항상 창의적인 해결책을 고민한다. 일본전산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목소리가 큰 직원을 뽑은 것도 이러한 까닭이었다고 한다.
이 책은 주인정신에 기반한 ‘철저한 기본기’와 ‘할 수 있다’는 패기만이 불황을 뛰어넘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영업은 내가 혼을 불어 넣고 최선을 다해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올 때가 많다. 주인정신 없이 남이 시키는 대로만 영업을 해서는 쉽게 지치고 타성에 빠질 수 있다. 그렇다고 성실만이 최고의 덕목일까? 답은 ‘노(No)’다. 해당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면 자신이 일하는 분야의 작은 것 하나까지 막힘없이 설명하고 응용해 낼 실력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조직의 리더가 애정을 가지고 부하직원을 강하게 트레이닝한다면 기본기 다지기에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우리 금융투자업계의 경쟁력은 우수한 인력 보유 여부에서 차이가 난다. 핵심 인프라인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주인정신을 가진 직원을 뽑아 강하게 체계적으로 트레이닝시키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이다. 자신이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호주머니의 송곳처럼 반드시 그 진가가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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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