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타자 이택근.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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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주장 이택근(33)의 왼쪽 날갯죽지에는 시퍼런 멍이 들어 있었다. 6일 목동 삼성전에서 상대 투수 심창민의 공에 맞아 생긴 상처였다. 트레이닝 코치가 “색이 선명하게 잘 나왔다”고 안쓰러운 농담을 던졌을 정도로, 검붉고 선명했다. 당시 이택근은 흥분해서 마운드의 심창민에게 걸어 나갔고, 포수 진갑용이 저지하면서 양 팀의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이택근은 7일 목동 KIA전에 앞서 “일부러 맞힌 게 아니라는 건 잘 안다”며 “다만 우리 팀 이성열이 4일 경기에서 심창민의 공에 맞아 빠져 있었고, 그날 역시 앞에서 선수들이 많이 맞다 보니 화가 났다”고 털어놨다.
● 이택근의 도발, 넥센에 기를 불어 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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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장의 미팅 소집 “1위라고 건방져지지 말자”
넥센은 4일 목동 삼성전 승리와 함께 시즌 30승에 선착했다. 이택근은 이날 경기가 끝나자마자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코칭스태프의 지시 없이, 주장이 따로 미팅을 소집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야구는 잘 할 때도 있고 못 할 때도 있다. 아직 우리는 잘 하는 선수들이 아니다. 1위를 한다고 건방져지지 말고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하자.”
이택근은 무서운 선배가 아니지만 후배들이 해이해질 때 손을 놓고 지켜만 보는 리더도 아니다. 그는 “경기에서 이기고 지고를 떠나 야구장에서 선수들이 자기 위치에 맞는 역할을 잊지 않고 잘 해내주기를 바랄 뿐”이라며 “다행히 후배들이 워낙 착하고 모나지 않아서 잘 모르는 부분만 가르쳐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넥센은 올해 창단 이후 가장 견고한 바탕 위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첫 포스트시즌’이라는 목표가 그 어느 때보다 가깝게 보인다. 이택근은 “요즘은 예전 현대 시절처럼 지고 있어도 ‘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요즘 팀 분위기가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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