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기찬 삼성전자 인사팀장이 말하는 ‘취업 5계명’
원기찬 삼성전자 인사팀장(부사장)이 9일 여대생 6명과 점심식사를 겸한 ‘깜짝 멘토링’ 자리를 가졌다.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 하는 기업 1위인 삼성전자의 인사팀장이 대학생들을 만나 취업에 도움이 될 이야기를 해줬다.
멘토링 참석자들은 이화여대와 숙명여대, 건국대의 1∼4학년 학생들이다. 원 부사장은 최근 일일강사로 이들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강의 도중에 내는 퀴즈의 정답을 맞힌 학생들과 멘토링 자리를 갖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대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궁금해 한 것은 ‘어떻게 하면 취업할 수 있느냐’였다. 원 부사장은 무엇보다도 전문성과 도덕성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부사장은 세계적인 명문대로 손꼽히는 인도공과대(IIT)를 언급하며 “IIT를 졸업하려면 180학점을 이수해야 하는데 이 학교 학생들은 전체의 90% 이상을 전공과목으로 채운다고 한다”며 “반면 평균 130∼140학점을 이수하는 한국 대학생들은 학점을 잘 받기 위해 절반 이상을 전공이 아닌 교양 과목으로 신청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 4년 동안 수강한 과목을 쭉 훑어보면 그 사람의 전문성이 한눈에 보인다”며 “다양한 경험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돼야 기업들이 요구하는 첫 번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채용 때 가장 중시하는 역량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도덕성”이라고 답했다. 삼성그룹은 올해 상반기(1∼6월) 채용에서 지원자의 됨됨이를 평가하는 임원면접 시간을 2배로 늘리는 등 인성평가를 강화했다.
원 부사장은 “도덕성이나 인간미가 없는 사람에겐 열정이나 도전의식도 의미가 없다”며 “부도덕한 사람은 단기적으로는 누군가를 속여 반짝 성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결코 승산이 없으며 결국 조직에 해를 끼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취업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쓸 때나 면접을 볼 때 잘 보이겠다는 욕심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과장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독(毒)이 될 수 있다”며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