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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회장, 앞치마 두르고 과일 팔다

입력 | 2013-05-13 03:00:00

전경련 임직원 전통시장 일일체험… 상인들 고충 듣고 활성화 방안 고민




12일 임직원과 함께 ‘시장상인 일일체험’에 나선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우리시장에서 손님으로 찾아온 어린이에게 시식용 과일을 권하고 있다. 전경련 제공

허창수 회장을 비롯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임직원 110여 명이 전통시장의 어려움을 살펴보기 위해 12일 ‘시장상인 일일체험’에 나섰다. 이들은 서울 용산구 서계동 만리시장 등 서울시내 9개 전통시장에서 점포당 한 명씩 배치돼 직접 물건을 팔았다. 이번 체험은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계기로 전경련 임직원들이 상인들의 어려움을 체험해 보고 전통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허 회장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우리시장 안의 과일가게 ‘금강농수산’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과일을 팔았다. 20분 동안 토마토와 딸기 7만8000원어치를 판 허 회장은 “주차장이 없어 어려움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상인 대표들과 가진 대화에선 “시장 상인들이 얼마나 힘드신지 체험하기 위해 왔다”며 “100%는 아니어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과일 판매 후 떡볶이 가게와 떡집 등을 방문한 뒤 시장을 떠났다.

허 회장을 만난 상인들은 매출액 급감으로 겪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석창 우리시장 상인회 회장(72)은 “이곳에는 보증금 300만 원이 없어 쩔쩔매는 상인들도 있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만두 가게를 운영하는 강성현 씨(48)는 “시장 지붕을 설치해 주는 등의 하드웨어적 지원보다는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은행이나 병원 등 다중시설의 입주가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이날 체험이 요식행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시장 방문 전에 고객 응대 매뉴얼과 영업 노하우, 시장 특성 등을 담은 128쪽짜리 자료집까지 만들어 체험 참가자들에게 배포했다. 또 시장 체험을 모아 책으로 만들고 조만간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김용석·김호경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