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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파문]허태열 실장 “입이 열개라도 할말 없다”

입력 | 2013-05-13 03:00:00

“이남기 사의… 나도 책임 안피해”
朴대통령 오늘 유감 표명할 듯… 한국문화원이 최초보고 묵살 논란도




靑대변인 스캔들에… 고개 숙인 비서실장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에 일어난 자신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입을 굳게 다문 채 빠져나가고 있다().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이 1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김재명 기자 base@donga.com·청와대사진기자단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방미 중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해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이 12일 공식 사과했다.

허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대국민 사과에서 “방미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순방 기간에 청와대 소속 직원의 민망하고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만큼 무조건 잘못된 일로서 너무나 송구하고 죄송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자에 대한 즉각적인 경질이 있었지만 추후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숨기지도, 감싸지도, 지체하지도 않겠다”며 “이남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귀국 당일(10일) 저에게 소속 직원의 불미한 일로 모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저를 포함해 누구도 책임질 일이 있다면 결코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건 조사 뒤 청와대의 인적 쇄신이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허 비서실장의 사과문 발표 직후 기자들을 만나 “미국 측에 조속히 수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하겠다”며 “우리는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윤 전 대변인도 협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상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도 “(미국 사법당국에서) 범죄인 인도 요청이 오면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청와대의 은폐 의혹으로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미 수사 당국은 주미 한국대사관 등을 통해 “(한국 측이) 피해자를 별도로 접촉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피해자 보호를 위한 협조 요청 성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외부에 처음 알린 미국 웹사이트 ‘미시USA’에서는 “(워싱턴 소재) 한국문화원 여직원이 사건 정황을 최초 인지해 상사들에게 보고했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겨 화가 나 피해 인턴과 함께 신고했다고 한다. 그리고 여직원은 문화원을 그만뒀다”는 글이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다. 문화원 측은 “곧바로 청와대 선임행정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며 “보고를 묵살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피해 인턴과 같은 방을 썼던 이 문화원 여직원은 사건 이후 출근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지휘 책임을 물어 이 홍보수석의 경질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기자·워싱턴=정미경 특파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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