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사식 짧은 패스로 점유율 높여K리그 초반 10경기 무패행진 선두
올 시즌 포항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고 국내 선수로만 선수단을 구성했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축구계 일각의 우려에도 황선홍 포항 감독은 2월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유소년 출신의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황 감독은 개막 후 리그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자신의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6일 현재 포항은 국내 선수들 간의 화려한 패스축구를 앞세워 무패(6승 4무)로 선두에 올라 있다.
포항은 황진성, 이명주 등 미드필더의 간결한 패스를 통해 공격을 전개한다. 상대 진영에서는 볼 점유율을 높인 뒤 공격수와 미드필더가 빠르고 정교한 패스를 주고받으며 순식간에 상대 수비 조직력을 무너뜨린다. 바르사가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인 뒤 리오넬 메시를 비롯한 공격수의 침투를 통해 골을 넣는 방식과 유사하다. 이상윤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포항 선수들은 개인 기술이 뛰어난 데다 볼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선수들이 빈 공간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이 좋아 유기적인 공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득점력까지 갖춘 황진성과 이명주는 나란히 3골씩을 터뜨리며 최전방 공격수들이 부진할 경우 ‘해결사’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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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패스축구의 완성’이라는 포항의 꿈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현실화되고 있다. 포항이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발판으로 삼아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왕좌에 오른다면 국내 프로축구의 새로운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