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가 인기를 끄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한국음주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인체에 빠르게 흡수되는 알코올 도수는 정해져 있다. 체구나 체질, 섞는 비율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알코올도수가 14∼17%일 때 인체의 흡수 속도가 독주나 저알코올 주류보다 훨씬 빠르다고 한다. 요 정도가 폭탄주다. 이러다 보니 폭탄주를 마신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몸이 자동반사적으로 다시 폭탄주를 찾게 된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음주문화는 원치 않는 사람도 똑같이 마시는 게 일반적. 한 사람이 ‘제조’해서 참석자 모두가 마셔대는 폭탄주가 꾸준히 인기를 끄는 데는 그런 분위기도 한몫한다. 물론 폭탄주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스피드와 강제성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 어떤 때는 추문이나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얼마 전 고교생들이 여중생을 성폭행한 사건에서도 폭탄주를 먹여 취하게 만들었다. 정치인의 온갖 실언과 성추문에도 심심찮게 폭탄주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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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영 사회부 차장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