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앞 교통사고 전국 두번째… 밀양 밀성초교 스쿨존의 변신
밀성초교 앞 도로에선 최 군처럼 길을 건너던 어린이가 차에 치이는 사고가 2009∼2011년 6건 발생했다. 같은 기간 전국 스쿨존 1곳당 평균 사고건수(0.16건)보다 37배나 많아 사고가 잦은 스쿨존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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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성초교는 불명예스럽게도 지난해 1월 교육부로부터 ‘2007∼2010년 전국에서 사고가 가장 잦았던 스쿨존’으로 선정됐다. 밀성초교와 경남교육청 밀양시 밀양경찰서 등 관계 기관 4곳은 긴급 협의회를 열고 사고를 0건으로 줄이기로 했다. 일명 ‘밀성초교 사고 제로(zero) 사업’의 시작이었다.
밀성초교는 운전자의 시야를 가렸던 높은 벽돌 담장을 허물고 자연석으로 낮은 담을 다시 세웠다. 담장의 높이를 2.5m에서 1m로 낮추고 인도 안쪽으로 40cm가량 밀어 넣었다. 학교에서 나오는 어린이는 멀리서 다가오는 차량을 볼 수 있게 됐고 운전자도 길을 건너려는 어린이를 전보다 쉽게 알아챌 수 있게 됐다.
밀양시는 통행 차량의 속도를 센서로 감지해 실시간으로 전광판에 표시해 주는 ‘속도 표시기’를 정문 앞 교차로에 설치했다. 운전자가 스쿨존 제한속도(시속 30km)보다 빠르게 지나가면 빨간 글씨로 속도를 표시해 경각심을 준다. 밀양경찰서는 정문 앞 횡단보도에 평일 등하교 시간(오전 7시 반∼9시, 오후 1시∼3시 반)에만 불이 들어오는 신호등을 설치했다. 교통 체증을 최소화하면서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절충안이었다. 단속도 강화해 스쿨존 내 신호 위반 차량을 집중 단속해 1월부터 4월까지 415대를 적발했다.
밀양교육지원청은 학원과 태권도장에 “초등학교 앞에서 불법 주정차를 삼가 달라”는 공문을 보내 하교 시간마다 정문 앞을 점령해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던 불법 주정차 학원 차량을 줄였다. 이제 학원 차들은 학교 인근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횡단보도와 멀리 떨어져 있는 학교 정문 앞 안전지대에서만 어린이들을 태운다. 밀성초교 교사들은 밀양노인회와 녹색어머니회의 회원으로 구성된 시민 봉사대와 함께 등하교 시간에 안전지도에 나섰다.
밀양=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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