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널워치 심리학
○ 간접광고의 현저성과 연결성
간접광고에서 제품과 상표를 배치하는 기준은 제품 및 상표의 현저성과 프로그램 줄거리와의 연결성이다. 현저성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제품과 상표가 시청자의 주목을 끄는 정도를 말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눈에 띄게 제품을 노출하면 현저성이 높아지며 광고 효과도 커질 수 있다. 눈에 띄게 배치했으니 기억에 잘 남기 때문이다. 줄거리와의 연결성은 영화와 드라마의 흐름에 긴밀하게 연결되는 정도를 말한다. 제품과 상표가 갑작스럽게 등장하지 않고 줄거리에 부합할 때 시청자들은 거부반응을 느끼지 않고 연결성은 높아진다.
○ 튀는 간접광고는 오히려 역효과
벨기에 앤트워프대 연구팀은 현저성과 연결성이 상표 인지도와 시청자 반응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매달 영화 시사회가 열리는 ‘여성영화의 밤’ 행사에 참석한 여성 226명과 참석하지 않은 여성 85명을 대상으로 영화 ‘여성’(2008년 개봉)과 ‘신부들의 전쟁’(2009년 개봉)의 간접광고에서 드러난 상표 인지도와 관객의 반응을 분석했다. 먼저 두 영화의 내용을 분석해서 현저성과 연결성이 높거나 낮은 간접광고를 골랐다.
예를 들어 영화 ‘신부들의 전쟁’에서 배우들이 결혼식 장소와 관련한 대화를 나누면서 한 호텔의 모습이 보였고 대사에서도 상호가 노출됐다. 한 배우는 “이 모든 일이 20년 전 6월 플라자호텔에서 시작됐어요”라고 말했다. 이런 간접광고는 현저성과 연결성이 모두 높은 경우다. 반면 두 주인공이 달리면서 “좋아, 조금 천천히 달려. 우린 왜 아이팟이 없는데?”라고 말하는 장면도 있는데, 이는 현저성이 높지만 연결성이 낮은 사례에 해당한다.
이 같은 현저성과 연결성이 각기 다른 간접광고들에 대한 관객의 반응을 조사했더니 현저성이 높다고 해서 상표의 인지도가 항상 높은 것은 아니었다. 현저성이 높아도 연결성이 떨어지면 현저성이 높지 않지만 연결성이 높은 광고보다 인지도가 떨어졌다. 영화에서 상표가 자주 등장해도 프로그램의 줄거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으면 광고 효과는 떨어진다는 얘기다. 또 관객들의 브랜드에 대한 태도는 현저성이 높은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광고주는 영화와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제품과 상표가 최대한 더 크고 자주 노출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영화와 드라마의 내용에 맞지 않고 과도하게 노출된 브랜드에 대해 시청자들은 오히려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아무 이유 없이 주인공이 특정 브랜드를 자주 언급하면 인지도는 높아질 수 있지만 해당 브랜드가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광고주는 간접광고를 할 때 본래의 목적을 감안해서 접근해야 한다. 광고의 목적은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기업 가치를 올리는 것이다. 대중에게 브랜드가 부정적으로 기억되면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부정적으로 각인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쪽이 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줄거리와 상관없는 튀는 간접광고는 브랜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브랜드가 줄거리에 잘 맞아떨어지면서도 두드러지지 않게 처리될 때 간접광고의 효과는 가장 커진다.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간접광고비를 책정할 때 브랜드가 두드러지게 배치될수록 단가는 올라간다. 뒤집어 보면 광고주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효과적인 광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도현 경희대 공존현실연구팀 선임연구원
정리=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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