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 ‘천지원 농장’ 김병귀 사장 “재래상인보다 기업형 슈퍼만 덕 봐”강제휴무 조치후 매장 철수 첫사례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북 김제시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천지원 농장’은 강제 휴무로 인한 매출 급감과 인건비 부담, 재고 누적에 따른 상품성 하락 등을 이유로 2월 15일 롯데마트에서 매장을 철수했다. 연매출 30억 원대인 천지원 농장은 2000년대 초부터 롯데마트에 채소류를 납품하면서 친환경 농산물 매장 14곳을 운영해왔다. 매장이 철수하는 바람에 판매사원 28명 중 상당수가 일자리를 잃었다.
천지원 농장 김병귀 사장(53·사진)은 2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형마트 영업 규제 이후 연 매출이 20% 줄고 2억 원가량의 적자를 보면서 빚만 생겼다”고 매장 철수 이유를 밝혔다. 채소는 주말 매출이 평일 매출보다 400% 이상 많다. 김 사장에 따르면 월 2회 주말 휴무는 평일로 치면 일주일 이상 쉬는 것과 맞먹는 매출 손실을 가져온다. 농장의 채소들은 계속 자라고 있는데 영업휴무로 출하를 못해 상품성이 하락하는 것도 문제였다. 천지원 농장은 대형마트에 대한 납품을 줄이고 학교급식 등 다른 판로를 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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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형마트 납품 농민과 입점상인 단체는 24일 시행되는 개정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해 “중소업체와 농어민만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내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대형 유통업체가 회원사로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도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