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공단진입 막고 南귀환만 허용… 폐쇄 수순인지 촉각2012년 中에 금 대량수출… 공단 달러벌이 아쉽지 않은 듯
어그러진 ‘개성 가는 길’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 제한 조치를 내린 3일 오후 군용차량 한 대가 경기 파주시의 남북출입사무소를 향해 가고 있다. 봄 아지랑이 때문에 흐릿하게 보이는 좌회전, 직진, U턴 등의 도로표지판이 갈 길을 찾지 못하는 남북관계의 어지러운 현실을 암시하는 듯하다. 파주=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지난달 30일 북한은 ‘북한이 돈 때문에 개성공단은 건들지 못할 것’이란 내용의 한국 언론 보도 등을 거론하며 “존엄을 훼손하면 공단을 차단·폐쇄해 버리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북한은 2009년에도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이유로 세 차례 개성공단 출입을 차단했다.
이날 개성공단으로 들어갈 예정이던 근로자 484명은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발길을 돌렸다. 개성공단에서 남한으로 넘어올 예정이던 75명 중 33명만 귀환했다. 42명은 다시 개성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을 우려해 잔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4일 0시 기준으로 개성공단에 남아 있는 남한 인사는 총 828명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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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른바 ‘현금창고’인 개성공단을 상대로 이런 초강수를 둔 것은 지난해 중국에 대규모 금 수출을 통해 확보한 대량의 달러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금 수출은 비공식으로 이뤄져 중국 해관(세관) 수출입 동향에는 집계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해 북한의 대중(對中) 금 수출액은 무역수지 적자를 상당 폭 상쇄하는 규모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중국과의 무역에서 9억61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북한의 금 매장량 추정치는 939t으로 세계 7위 규모다. 44t으로 추정되는 한국 금 매장량의 21배에 달한다. 3일 현재 국제 금 시세인 온스당 1600달러를 대입하면 북한의 금 잠재가치는 530억3472만 달러(약 58조3000억 원)에 이른다. 북한의 연간 금 생산량은 2t 내외로 추정되나 정확한 수치는 공개된 적이 없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은 “공산국가들은 금의 환금성 때문에 정확한 생산액이나 무역통계를 공개하지 않는다”며 “북한과 중국 사이에서 금괴 또는 정광(제련 전 단계) 형태로 거래되는 금 무역 액수는 수억 달러를 충분히 웃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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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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