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동 목원大 건축학부 교수
대전 중구 목동 목원대 옛 캠퍼스에 있던 신학관 전경. 1956년 지어진 이 건축물은 근대건축사에서 중요한 것이었지만 1999년 서구 도안동 현 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철거됐다.
○ 신학관 철거 현장을 지킨 노(老) 교수
김정동 교수가 신학관 신축 현장에서 신학관 건축에 쓰일 옛 목동캠퍼스 신학관의 벽돌을 만져 보고 있다. 그는 신학관을 해체할 당시 이 벽돌을 손수 모아 보관해 왔다. 목원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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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만에 빛 본 신학관 복원 보고서
도안동 캠퍼스는 세월이 흘러가면서 건물들도 들어찼고 나무도 울창해져 안정감을 찾아 갔다. 하지만 오랜 역사(1954년 대전신학교로 출발)에도 불구하고 신설 학교 같은 분위기는 여전했다. 전통과 정체성을 느끼게 하는 건축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캠퍼스의 문제점을 읽어 낸 김원배 총장이 2010년 10월 “신학관 복원이 학교의 정통성 회복에 필요하다”며 복원추진위를 발족했다. 그해부터 대학 구성원과 동문 기업인 및 동문 목회자, 지역민들이 신학관 복원 모금 운동에 동참해 최근까지 18억2000여만 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이 기금으로 연면적 1581m²(약 470평), 지상 2층, 지하 2층의 신학관이 올해 8월 말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김 교수가 보관해 온 벽돌 등 건축 재료가 복원에 고스란히 쓰이고 있다.
정년을 앞둔 김 교수는 19일 그동안 자신이 열정을 쏟아 온 ‘신학관’ 복원에 써 달라며 1000만 원을 학교에 냈다. 지난해 11월 학술 및 연구 공로로 ‘대한민국 문화유산상’을 수상하면서 받은 상금이다. 소회를 물으려 하자 김 교수는 “나의 공로를 다룰 기사라면 인터뷰 안 하겠다”며 전화를 끊으려 했다. 하지만 신학관 복원의 의미를 묻자 말을 이었다. “대학은 현대적 건물과 고전적 건물이 혼재돼 있어야 전통과 정체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신학관 복원은 그런 의미에서 모두가 바라던 일이죠. 재정적으로 어렵더라도 학교에서 좀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 캠퍼스의 명물로 만들기 바랍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