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활엽수 복원사업 시작소록도~금산면 10km 구간에 동백 등 1만6000여그루 심기로
전남 강진군 마량면 까막섬(천연기념물 172호)은 높이 10∼12m에 달하는 후박나무를 비롯해 상록수가 고루 분포돼 있다. 까막섬 상록활엽수림은 물고기가 서식하는 데 적합한 환경을 제공해 물고기 떼를 해안으로 유인하는 어부림의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후박나무, 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동백나무, 황칠나무 등과 같은 사철 푸른 활엽수는 연평균 기온이 14도 이상, 연간 강수량이 1400mm 이상인 지역에서 자란다.
상록활엽수는 목재나 숯으로 쓰기 좋아 장기간 벌목됐고 숲도 많이 사라졌다. 상록활엽수가 벌목된 곳에는 해송, 리기다소나무 등이 대신 자리 잡았다. 현재 남아 있는 상록활엽수 숲은 사찰 주변이나 성황당이 있던 곳이 대부분이다. 천연기념물인 완도군 완도읍 주도, 강진군 마량면 까막섬은 성황당이 있어 숲 보존이 가능했다. 또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무인도 등에 상록활엽수 숲이 일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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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은 2010년부터 안좌·신의·비금도에 후박나무, 가시나무 등 상록활엽수 100ha를 심었다. 각종 병해충에 고사한 해송을 대신해 조림하고 있다. 이계한 전남대 산림자원학부 교수는 “전남 해안에 리기다소나무 등 대신 상록활엽수를 심는 것은 전남 해안 고유 숲을 원형대로 복원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상록활엽수는 풍광이 좋을 뿐만 아니라 나무가 단단하고 향이 나 목재 가치도 높다. 건강식품 원료로도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또 유기물질을 바다로 많이 흘려보내 물고기를 모이게 하는 기능도 있다. 이강수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박사는 “남해안 고유수종인 상록활엽수는 바닷가 생태계를 좋게 만들어 어류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어 어부림이라고도 불린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에서 1973년부터 2012년까지 39년간 조림된 숲 29만여 ha 중 10만 ha(34%)는 사계절 잎이 붙어 있는 난대성인 편백·삼나무 등 상록침엽수가 차지하고 있다. 해안지방이 아닌 내륙에서는 편백나무가 많이 심기고 있다. 편백나무 열풍이 불고 있는 데다 온난화의 영향으로 산림지도가 변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