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관 사퇴… 靑서 3일새 무슨일이
이날 청와대 내부에서는 김 전 후보자의 거취를 둘러싸고 ‘더이상 끌고 가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는 의견과 ‘여기서 물러나면 안 된다’는 의견이 하루 종일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고심을 거듭한 끝에 21일 밤 사퇴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박 대통령의 이런 뜻이 김 후보자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기류는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임명 강행’ 쪽에 가까웠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은 “북한의 안보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 수장을 계속 비워둘 수 있겠느냐”며 임명은 시기의 문제임을 시사했다.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것 때문에 위증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박 대통령은 김 전 후보자 임명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은 상태였다.
다음 날인 20일에는 KMDC 관계자들과 함께 미얀마를 방문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청문회 자료로 제출된 출입국 기록에 미얀마 출국 당시 행선국이 ‘미상’으로 기록돼 있어 김 전 후보자가 미얀마 방문 사실을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새누리당 내에서도 “청와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20일과 21일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재한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는 김 전 후보자의 거취를 둘러싼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졌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외부에 ‘임명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발언을 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양한 경로로 박 대통령에게 보고가 올라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전 후보자 측 관계자는 “여론이 악화되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짐이 된다는 점 때문에 김 후보자가 부담스러워했다”며 “청와대 연락은 없었으며 22일 오전에 본인이 사퇴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