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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어깨가 들썩들썩, 흥겨운 꼭두각시 놀이판

입력 | 2013-03-23 03:00:00

◇떼루떼루/박연철 글, 그림/36쪽·1만1500원/시공주니어




시공주니어 제공

꼭두각시 놀이는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제3호)로 지정돼 전승되는 유일한 민속인형극이다. 시골 타작마당이나 장터에 꾸민 무대에서 사람이 숨어서 조종하는 나무 인형이 관중을 웃기고
울렸다.

한바탕 흥겨운 꼭두각시 놀이판이 책 속에 펼쳐진다. 허풍스러운 박 첨지와 아는 척하는 딸 피조리, 못생긴 부인 꼭두각시, 버릇없는 박 첨지의 손자, 몸이 붉고 힘센 조카 딘둥이, 사람과
동물을 잡아먹는 이시미(이무기)가 등장한다. 이시미가 가족을 하나둘씩 납치해가고 박 첨지마
저 위기에 처하자 그는 비굴하게 조카 딘둥이에게 구조를 요청한다. 이야기 자체에 권선징악 코드를 두는 대신 인간이 지닌 다양한 면면을 풍자적으로 풀어냈다.

작가는 붉은 소나무를 깎아 반입체 목각 인형을 만들고, 천연 염색을 이용해 배경을 꾸민 뒤 그림 작업을 했다. 익살스럽고 정겨운 인형들이 주고받는 대화에선 우리의 리듬이 느껴진다. ‘넌 누구여?’ ‘내가 박 첨지 손자다.’ ‘왜 그리 오종종하게 생겼냐?’ ‘내가 나이 많아서 그렇다.’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대화, ‘정기 정가 정저꿍’ ‘어리치어리차!’ 같은 추임새가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