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제외 공격 모든 기록 앞서… 수비력 뛰어나 팀 기여도 월등
올 시즌 삼성화재에서 최근 3년 연속 팀의 우승을 이끌며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불렸던 가빈(러시아 이스크라)의 공백은 찾을 수 없었다. 레오 덕분이다. 그는 대한항공전에서 65.5%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앞세워 양 팀 최다인 24점을 퍼부으면서 코트를 지배했다.
가빈은 한국에서 뛴 첫 시즌(2009∼2010)에 프로배구 최초로 1000점(1110점)을 돌파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레오는 올 시즌 867점을 올렸다. 경기 수가 적긴 했지만 세트 평균 득점 역시 8.1점으로 가빈의 첫 시즌(9.1점)에 못 미친다. 하지만 득점을 제외한 다른 부문에서는 2009∼2010시즌의 가빈을 앞섰다. 특히 모든 감독이 외국인 선수의 최고 미덕으로 꼽는 공격 성공률에서는 역대 최고인 59.7%를 기록했다. 레오는 세트 평균 서브 에이스도 0.56개로 가빈의 첫 시즌(0.36개)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고, 퀵오픈 공격 성공률에서 75%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후위 공격 성공률(60.5%)도 역대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다. 레오는 정교함에서 가빈을 크게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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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처음에는 파워 면에서 가빈에게 크게 뒤졌다. 하지만 집중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77kg이던 몸무게를 85kg 전후로 늘리면서 근력이 크게 향상됐다. 게다가 가빈이 수비가 약했던 데 비해 레오는 그렇지 않다. 배구 센스도 아주 뛰어나다. 모든 것을 종합하면 팀에 대한 기여도는 가빈보다 낫다. 가빈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현재 둘 중 한 명을 고르라고 하면 레오를 선택할 것이다. 내년에도 레오와 함께할 생각이다. 근력 보강에 재미를 붙인 레오가 다음 시즌에는 훨씬 더 무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라는 타이틀은 이제 레오의 몫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