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은 오르지… 자금 부담 낮춘 아파트는 쏟아지지…
마포 한강 푸르지오
전세난에 시달리던 세입자 가운데 내 집 마련에 눈 돌리는 이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 새 정부 출범으로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전세시장 불안이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면서 이런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극심한 침체 속에 건설사들이 집 사기를 꺼리는 수요자를 붙잡기 위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새 아파트를 선보이면서 세입자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착한’ 분양가가 확산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주변 전세금으로 내 집을 마련할 기회까지 생기는 모습이다.
광고 로드중
집값은 추락하는데 전세금은 계속 오르면서 올 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은 55.2%로 2002년 12월(55.5%) 이후 처음으로 55%대를 넘어섰다. 2월에는 55.7%로 치솟았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전세가율이 이미 60%를 넘어선 자치구도 속출하고 있다. 2월 기준 동작구는 67.2%로 70%에 육박했고 서대문·관악·도봉 등 15개 구의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섰다.
문제는 일시적 수급 불균형에 임대시장의 구조적인 변화까지 겹치면서 이 같은 전세금 상승행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장기침체 속에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보증부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빠르게 늘면서 전세난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실제 서울에서 올 들어 2월까지 거래된 전월세 아파트 5만6400여 건 가운에 35%인 1만9900여 건이 월세로 집계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전월세시장 전망과 리스크’ 보고서에서 과거 전세가율 변동을 바탕으로 서울 전세금이 앞으로 2∼4년간 집값의 65∼77%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매년 높아지는 전세금으로 고민하는 세입자라면 알짜 신규 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려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신규 분양 아파트는 입주 때까지 자금 부담을 분산할 수 있는 데다 최근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낮추거나 중도금 무이자 대출 등의 혜택을 대폭 늘린 단지들이 많다.
광고 로드중
15일 본보기집을 열고 분양을 시작하는 경기 동탄2신도시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는 상대적으로 땅값이 높은 시범단지 안에 들어서는데도 전용 84m²의 분양가가 1000만 원대로 정해졌다. 전용 84m²의 총 분양가는 3억3000만∼3억7000만 원 수준으로 지난해 시범단지에서 분양한 아파트보다 다소 저렴하다.
경기 판교신도시에서 이달 말 분양하는 주상복합 ‘판교 알파돔시티’의 분양가는 3.3m²당 1900만 원대로 백현동의 평균 매매가 2283만 원보다 훨씬 낮다. 전문가들은 “4월 분양 단지 중에도 가격을 낮추는 곳이 많을 것”이라며 “교통 및 교육 환경, 입지여건, 개발호재 를 비롯해 주변 집값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등을 꼼꼼히 따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