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첫 방문 기업으로 디지털방송 SW전문업체 찾은 이유는
中企와 눈높이 맞추기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정보기술(IT) 벤처기업 알티캐스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던 도중 한 직원이 키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굽히며 자세를 낮추자 환하게 웃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 대통령은 12일 디지털방송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인 ‘알티캐스트’를 찾았다.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현장 방문지로 창조경제의 모델 기업을 선택한 것이다. 청와대가 이달 중 창조경제 로드맵을 발표하기로 한 것도 미래부 신설 일정과 무관하게 창조경제를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본보 12일자 A1면 창조경제 민-관-산-학 협력시스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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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알티캐스트 본사를 방문해 “제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새 정부가 추진하려는 창조경제의 중요한 모델이 방송통신융합 정보기술(IT) 기업이기 때문”이라며 “창조경제는 IT와 산업의 융합,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새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알티캐스트는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셋톱박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회사다. 2010년 이후 휴맥스홀딩스의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국내 시장점유율이 80%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해 매출액이 650억 원, 영업이익이 130억 원이었다. 매출액의 40%가량이 특허 등 저작권료에서 나온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전체 직원 350여 명 중 4분의 3이 연구개발(R&D) 인력이다.
조원동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처음에는 다리 등 구조물을 시뮬레이션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를 방문하려 했지만 방통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알티캐스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알티캐스트 선정 과정에 우여곡절도 있었다. 이 회사는 현재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한 곳이어서 나중에 기업공개가 이뤄지면 투자자들이 몰릴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첫 번째 고민이었다. 자칫 특정 기업을 정권에서 밀어 준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였다. 이 회사가 이명박 정부 시절 인터넷TV(IPTV) 시장이 커지면서 급성장했다는 점도 박 대통령의 첫 현장 방문지로 선택하는 데 걸림돌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방통융합의 성공 모델로 이만한 회사가 없다는 점에서 최종 낙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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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조경제 첫 시동
박 대통령의 이날 행보는 시장에 두 가지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정부 경제정책의 방점이 대기업 위주가 아닌 중소기업, 특히 연구개발 중심의 중소기업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제조업의 전반적 침체 속에 ‘대한민국호’가 나아갈 방향은 고급 인재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집중 육성이라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이날 현장 방문에 담겨 있다는 얘기다. 이날 박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동석한 ‘엔써즈’나 ‘넷스루’ 역시 각각 카이스트와 포항공대 출신의 석·박사 연구원들이 설립한 IT솔루션 벤처기업이다.
또 하나는 창조경제의 핵심이 방통융합 시대 뉴미디어 산업 진흥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4일 대국민 담화에서 “국민이 출퇴근하면서 거리에서 휴대전화로 방송을 보는 세상”이라며 “이것(방송통신융합)이 빠진 미래부는 껍데기만 남는 것이고 굳이 미래부를 만들 필요도 없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소프트웨어 콘텐츠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과감한 육성 지원 프로그램을 실행해 나가겠다”며 “소프트웨어가 제값 받는 환경을 조성하고 창업 지원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나가는 데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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