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개부처 현안 일일이 챙겨
朴대통령과 朴 前대통령 11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첫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오른쪽)이 국무회의장 입구에 걸린 박정희 전 대통령(벽 왼쪽) 등 역대 대통령 초상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흐트러진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고 임기 초 국정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정상적인 정부 출범이 보름가량 늦어진 데다 북한의 대남 도발 위협까지 겹치면서 자칫 산적한 국정과제들이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이 이날 대대적 인사 태풍과 고강도 감찰 카드를 꺼낸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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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산출한 공약 실천 재원은 235조 원으로 이 중 60%는 기존 예산을 절약해, 나머지 40%는 제대로 거두지 못했던 세금을 징수해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공직사회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구체적 방안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먼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탈세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는 140개 국정과제 중 하나로 ‘지하경제 양성화 등 조세정의 확립’을 강조한 바 있다. 가짜 석유 등 지하경제와 차명 재산 은닉, 비자금 조성, 국부 유출 역외 탈세 등을 집중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주가 조작에 대한 엄단 의지를 밝혔다. 국정 과제에는 ‘주식시장 불공정 거래 조사 기능을 강화하고 과징금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이날 주가 조작 엄단을 콕 찍어 얘기한 것은 다소 의외라는 얘기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서민경제를 힘들게 하는 사안에 대해 엄격히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소득층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도덕적 책무)를 주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 MB와의 차별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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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는 거대 국책사업이 없어 국민이 정부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기가 쉽지 않다”며 “그럼에도 상반기 중 무언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내놓아야 하는데 그중 하나가 잘못된 정책들을 바로잡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 공직 기강 다잡기
박 대통령은 일부 언론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 주말 현역 장성들이 골프를 쳤다는 언론보도 내용을 접하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도 이용걸 국방부 차관에게 “안보가 위중한 이 시기에 현역 군인들이 주말에 골프를 치는 일이 있었다”며 “특별히 주의해서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며 ‘엄중 경고’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1일부터 키 리졸브 훈련이 예정돼 있어 지난 주말에는 공식적으로 골프를 금지하지 않았다”며 “다만 현 상황을 감안해 주요 직위자들은 스스로 골프 약속을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이날부터 공직기강 특별점검에 나섰다. 이를 위해 감사원은 지난달부터 진행하던 공직기강 감사에 특별점검 명목으로 정예요원 85명을 추가 투입했다.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도 과다한 음주로 업무차질을 빚거나 국민으로부터 ‘청와대 직원이 골프나 치고 다닌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장원재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