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미술사 철학으로 읽기/조중걸 지음/308쪽·2만 원 한권의책◇파워 오브 아트/사이먼 샤마 지음 김진실 옮김/488쪽·2만6000원 아트북스
‘서양미술사…’는 시대정신과 미술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나면 특정 예술기법의 등장은 쉽게 꿰뚫어볼 수 있다는 논리다.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구석기인들은 어떻게 동굴벽화에 원근법을 구사할 수 있었을까’ ‘그리스의 완벽한 민주주의는 그리스 미술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예술사학자이자 수리철학 분야 전문가인 저자의 관점은 이 대목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운동법칙과 인과율의 수학적 표현인 함수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결과물이 역동적인 바로크 예술로 나타난 것이다.”
‘파워…’는 세계적인 미술사학자인 저자가 기획해 유럽과 미국을 누비며 만든 영국 BBC 다큐멘터리를 토대로 쓰였다. 방송에서 담지 못한 내용들도 추가됐다. 천재 화가 8명을 보는 저자의 시선엔 경외감보단 안타까움, 연민이 가득하다. 방탕하게 살다 살인을 저질러 쫓기는 신세로 살았던 카라바조, 역사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지만 인정받지 못해 그림의 5분의 4를 잘라냈던 렘브란트, 가장 정치적인 작품을 남긴 가장 비정치적인 화가 피카소…. 이들의 질곡 많은 삶과 시대의 걸작이 탄생하던 순간들이 숨 가쁘게 펼쳐진다. 천재들의 경솔함과 욕정, 자만심과 허영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