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글로벌 CSR, 돈-시설 기부에서 전문기술 전수로 진화
두산인프라코어가 남미 가이아나 조지타운에 개설한 ‘두산 기술교육 과정’의 강의실 모습. 중장비 기술자를 꿈꾸는 학생들이 이 강의실의 테이블 위에 놓인 중장비 부품으로 공부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제공
가이아나 현지에서 중장비를 판매하는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가이아나의 수도 조지타운에 ‘두산 기술교육 과정’을 개설했다. 30명의 젊은이들이 이 과정을 통해 2년 동안 중장비를 다루고 수리하는 기술을 배울 예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이 과정을 개설한 것은 주력 산업이 광업과 임업인 가이아나에서 굴착기가 많이 사용되지만 현지에 전문 기술자가 드물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현지 젊은이들에게 중장비 기술을 가르쳐 경제적인 자립을 돕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지 딜러인 ‘팜 서플라이’사가 굴착기 1대를 분해해 기술 교육 기자재로 기증했고 두산인프라코어는 교육에 필요한 기계 매뉴얼과 굴착기 미니어처 등 교재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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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농부들이 현지 농업 전문가로부터 농업 기술 교육을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영세한 현지 농가의 자립을 돕기 위해 농기술을 가르치고 농작물을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현대자동차는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사회공헌이 일회성 활동에 그치는 것을 막기 위해 올해 1월 가나 코포리두아 시에 자동차 정비 전문가를 키우는 3년제 공업고교인 ‘드림센터’를 세웠다. 자동차 정비기술을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현지 현대차 정비센터에 취업시킬 계획이다. 기부금을 내는 것보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현지인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현대차는 판단했다.
포스코도 지난해 8월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 인근에서 영농기술자를 기르는 농업훈련원을 열었다. 에이즈에 걸려 생계활동을 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농업기술을 가르쳐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는 ‘사회적 기업’을 해외 현장에 적용한 사례도 있다. 페루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유전개발사업을 하는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2월 현지의 빈곤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사회적 기업 형태인 ‘야차이와시(Yachaywasi·교육장이라는 의미의 페루 원주민 언어)’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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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