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무역協 세계대표자대회 참가 3人 성공스토리
왼쪽 사진부터 2003년 7월경 이라크 북부 국경 지역에서 알루미늄 고철을 녹인 뒤 트럭에 실은 작업자들과 포즈를 취한 이광복 대표(앞줄 가운데 한국인), 아랍에미리트에서 ‘마르하바(웰컴) 코리아’ 행사 중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정숙천 대표(가운데), 지난해 3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드라켄즈버그에서 포즈를 취한 진윤석 대표.
이들은 소위 ‘명문대’를 나오지 않았다. 어렸을 때 외국에서 살거나 대학 때 어학연수나 교환학생을 간 적도 없다. 부모님으로부터 사업자금을 지원받지도 않았다.
○ 위험한 곳에 사업기회 있다
세계한인무역협회는 다음 달 전북 부안군에서 열리는 제15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를 앞두고 지난달 말까지 세계 각지 한인 기업가들의 참가 신청을 받았다. 신청서를 낸 한인 기업인들 중에는 이들처럼 맨주먹으로 출국해 외국에 회사를 차린 이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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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고물상들이 모아 온 포탄과 개인용 화기 총탄의 탄피, 구리선 등을 수거해 녹이고 트럭에 실어 이란과 터키를 거쳐 한국, 중국으로 수출했다. 이라크의 ‘물량’이 떨어지자 오랫동안 내전을 겪은 조지아에 가서 공장을 지었다. 2008년 러시아가 침공했을 때에도 조지아에서 벗어나지 않고 포탄 소리를 들으며 공장 설비를 지켰다. 이라크에서는 묵고 있던 호텔 부근에 폭탄이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1800만 달러(약 195억 원). 이라크에서 큰돈을 벌지는 못했다. 여유 자금이 충분하지 않아 비철금속 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부터는 한국의 강판을 이란과 조지아에 내다 파는 유통사업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정숙천 대표는 “아직 성공한 게 아니니 그냥 ‘맨땅에 열심히 헤딩하고 있다’고 써 달라”고 했다. 그는 에미레이트항공에서 스튜어디스로 일하던 때부터 컨벤션 기획 업무를 하고 있었다. 두바이에서 각종 한국상품전과 투자유치설명회가 열릴 때마다 사회를 맡거나 의전을 돕는 식으로 ‘한 다리 걸쳐’ 한국 정부기관과 기업을 도왔다. 그러다 ‘이걸 본업으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뒤 2008년 승무원을 그만두고 토털리소스인터내셔널을 차리자마자 얄궂게도 세계 경제위기가 닥쳤다. 그는 “행사 도우미라는 심정으로 아무리 작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대사관이 주최하는 문화행사에 몇 번 다니다 보니 현지 대학생들이 한류에 푹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만 중동의 사회 분위기 때문에 그런 ‘팬심’이 겉으로 잘 보이지 않았던 터라 한국 기업들조차 “중동에는 한류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을 설득하고 자신도 돈을 보태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공연을 열었고 대성공을 거뒀다. 지금은 아랍에미리트 대학 캠퍼스를 돌며 ‘제1회 마르하바(웰컴) 코리아’ 행사를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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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