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물올라 붙박이 4번 “이승엽-김태균 계보 잇겠다” ‘태극기 글러브’ 마련 새 각오
자신과 아내의 영문 이니셜(DH♡HJ)과 태극기를 새겨 넣은 이대호의 1루수용 미트. 타이중=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루수용 미트에 자신과 아내 신혜정 씨의 영문 이니셜(DH♡HJ)을 함께 새겨 넣은 건 한국 롯데에서 뛸 때와 같았다. 그런데 다른 점이 있었다. 선명한 태극기가 함께 새겨져 있었다. 이번 대회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했다. 이대호의 일본어 통역사인 정창용 씨는 “정규 시즌에는 오릭스의 팀 컬러인 금색이 들어간 글러브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대호가 직접 업체에 태극기 글러브를 특별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대호의 각오만큼 대표팀이 그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대표팀에는 이대호와 이승엽(삼성), 김태균(한화) 등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1루수가 3명이나 있다. 누가 주전으로 나서도 이상할 게 없지만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일찌감치 이대호를 붙박이 4번 타자로 낙점했다. 류 감독은 “타격 컨디션으로 볼 때 이대호가 가장 좋다. 연습경기에서도 이대호만 홈런을 2개 쳤다. 이대호는 전 경기 4번 타자다. 이승엽과 김태균은 상대 투수가 왼손이냐 오른손이냐에 따라 교대로 선발로 내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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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당시 요미우리로 갓 이적한 이승엽은 WBC에서의 맹활약을 발판 삼아 팀의 4번 타자에 안착할 수 있었다. 김태균은 2009년 시즌 뒤 일본 프로야구 롯데와 계약했다. 이대호에게도 올해 WBC는 또 다른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이대호는 올해 말 오릭스와의 2년 계약이 끝난다. 올해 WBC에서 맹활약한다면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거나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일본 내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도 있다.
자신과 아내의 영문 이니셜(DH♡HJ)과 태극기를 새겨 넣은 이대호의 1루수용 미트. 타이중=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편 한국 대표팀은 이날 대만 실업올스타와의 연습경기에서 2-2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대만 현지에서 치른 6차례의 연습 경기에서 2승 1무 3패를 기록한 한국은 2일 오후 8시 반 네덜란드와 WBC 1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타이중=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