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리빙디자인페어 출품 안경두 비안디자인 대표
디자이너 안경두가 싱글 남성을 위해 제안한 실내 공간. 가구를 벽에서 떼어내 가운데 모아 놓았다. 집성목 재질의 박스와 허니콘보드를 이리저리 조립해 책상과 의자, 수납용 가구와 침실을 만들었다. 바닥엔 장판 대신 오르막과 내리막이 생기도록 나무 팔레트를 깔았다. 안경두 제공
72㎡의 공간을 채우는 가구들은 3×7m, 높이 2.1m 박스 하나에 모두 담겨 트럭에 싣고 다닐 수 있다. 팔레트는 별도(위쪽). 박스 안쪽엔 수납공간이 있고, 위엔 해먹을 달아 침실로 꾸몄다. 안경두 제공
안경두 비안디자인 대표.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요즘 젊은 남자들이 집을 마련하기가 어렵잖아요. 결혼과 직장 모든 면에서 미래가 불확실하죠. 집은 소유하는 것, 정착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은 이런 현실과 맞지 않아요. 어느 동네, 어떤 생활 패턴에도 맞도록 집은 융통성이 있고 가벼우며 지속 가능해야 합니다.”
이동식 집에 영구적인 장판을 깔 순 없는 법. 대신 미송나무로 만든 1×1m 팔레트 80장을 곳곳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생기도록 깔았다. 팔레트 아래쪽에 생기는 공간은 수납용이 된다.
공간의 가운데를 가구가 가로막고 있으면 답답해 보이지 않을까. “사람들은 모서리를 보고 공간의 물리적 크기를 인식합니다. 가구를 가운데 모아 놓으면 모서리 대신 가구 주변의 다양한 행위들에 주목하게 되죠. 팔레트의 높낮이까지 더해져 다이내믹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홍익대와 미국 예일대, 하버드대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건축과 실내 디자인 작업을 병행해 온 안 대표는 2004년 비안디자인을 설립한 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와 SBS 신사옥, 홍익대 인근의 YG 사옥, 강남구 청담동 씨네시티 멀티플렉스 등의 실내 디자인을 맡았다.
다음 달 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는 안 대표 외에 김윤수 공간디자이너, 김경수 공간기획자, 홍희수 인테리어스타일리스트가 1인 가족부터 대가족까지 다양한 가족을 위한 새로운 실내 디자인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