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와 객담 나누듯, 편안한 性인만화죠”야해진 순정만화 대부 김동화씨, 11년만의 신작 ‘첫날밤’ 3월 유럽서 먼저 출간
인터뷰 전 전시회에 들러 김홍도와 신윤복의 작품을 보고 왔다는 김동화 화백은 “소재를 한국적인 화풍으로 그릴 때 만화가 더 풍성해진다”고 말했다. 11년 만의 신작 ‘첫날밤’은 그의 작품 중 7번째 유럽 진출작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순정만화의 대부로 불리는 김동화 씨(63)가 2002년 ‘빨간 자전거’ 이후 11년 만에 출간하는 신작 ‘첫날밤’의 첫 대목이다.
1975년 데뷔한 그는 만화가로 40년 가깝게 활동했지만 첫 장면의 모티브를 정하는 데 며칠이나 고민했다. 보통 몇 시간이면 될 일이었다. 해답은 ‘유성기’였다. “신랑 신부의 신음소리를 빗대 ‘창(唱)하는 소리’라고 쓰려다가 고민 끝에 유성기가 떠올랐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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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3월 유럽에서 먼저 출간되고, 국내에는 올해 말에 나온다. 수출 대행사인 오렌지에이전시는 “지원작이나 합작품이 아닌, 한국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단독 작품으로는 유럽에서 먼저 출간되는 최초의 만화”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여주인공 분네가 젊은 시절 남편과 초야를 치르는 이야기에 이어 남편과 사별한 뒤 40여 년이 지나 새롭게 인연을 맺는 홀아비와의 사연을 담았다.
베테랑 작가인 그의 11년 공백은 너무나 길다.
“전작의 미숙함을 메우려고 개작에 몰두해 신작이 늦어졌어요. 60대 또래들, 나의 이야기를 편하게 꺼냈습니다. 체면을 차리는 어른용 만화는 흔하잖아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농담, 어슴푸레한 저녁에 심심풀이로 주고받는 추억을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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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첫날밤’에서 나이 든 분네는 온몸의 거미줄 같은 주름을 색 바랜 녹의홍상에 감추고 ‘두 번째’ 첫날밤을 맞는다. 김동화 씨 제공
그는 “젊은 시절 첫날밤의 추억은 힘찬 폭포수, 나이 든 후에는 잔잔하지만 깊은 강물 같은 느낌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한복을 단아하게 차려입은 분네는 작가의 전작 속 주인공처럼 가느다란 눈매의 동양적 외모를 지녔다. 완성 전에 해외 출간을 결정했지만 유럽 독자를 특별히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가 소재를 구상하며 종종 떠올린 것은 프랑스의 작은 도시 만화책 가게에서 마주친 70대 노부부의 모습이다.
“어깨가 내려앉고 구부정한 두 노인이 팔짱을 끼고 만화책을 바구니에 담아 사갔죠. 집에 돌아간 노부부가 햇살 좋은 소파에 앉아 책을 볼까, 나란히 침대에 앉아 읽을까…. 단란한 모습을 상상하며 그들을 위한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죠.”
그는 지금도 머릿속에 10편 넘는 구상이 있지만 다채로운 형식과 내용을 위해 묵혀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끝으로 만화에 대한 애정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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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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