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日전문가들 신중론“김정은체제 뜻밖의 순항… 단기간에 무너지기 힘들듯”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는 2011년 가을호 ‘인터내셔널 시큐리티’지에 ‘북한의 붕괴-군사 임무와 준비사항’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베넷 박사는 북한이 순순히 무너지는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일 경우에도 북한 지역의 안정화를 위해 26만∼40만 명의 군사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9만4000명)과 이란(9만2000명)의 안정화를 위해 2010년까지 파견한 미군 병력을 합친 것보다 많다.
베넷 박사는 북한이 붕괴하면 △안정화 작전 △국경 통제 △대량살상무기 제거 △재래식 무기 통제 △내부 무력 저항 억제 등 다섯 가지의 작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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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말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이달 12일 3차 핵실험 이후 김정은 정권 교체나 붕괴에 대한 기대는 한풀 꺾였다.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 교체가) 가능성 있는 얘기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하며 “내가 아는 북한은 내부적 요인이든 외부적 압력이든 단기간 내에 정권 교체가 될 나라가 아니며 중국도 이를 강력히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크로닌 신미국안보센터(CNAS) 아태안보국장도 15일 한미문제연구소(ICAS)가 주최한 한반도 안보 문제 심포지엄에서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한 미 정부의 태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미 정부는 북한 내부에 자유로운 정보의 유통 등을 통한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만 말했다.
일본에서도 김정일 위원장 사망 직후 학계 일부에서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김정은 체제가 뜻밖의 순항을 하자 논의가 거의 중단됐다. 히라이와 슌지(平巖俊司) 간세이가쿠인대 교수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다는 건 그만큼 김정은 체제가 안정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워싱턴=신석호·도쿄=배극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