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도 출신 만화가… 전문가들 자문 구해 제작과학적 분석으로 공감 얻어
“참신한 발상이나 유머러스함이 부족해 ‘파고드는’ 작품을 하게 됐다”는 만화가 이종범 씨. 심리학과 만화의 접점을 보여주는 ‘닥터 프로스트’는 올해 드라마와 연극으로도 선보인다. 부천=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18일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작업실에서 만난 만화가 이종범 씨(31)가 되물었다.
2011년부터 인터넷 포털에 연재 중인 웹툰 ‘닥터 프로스트’는 천재 심리학자로 설정된 프로스트와 조교 윤성아가 심리학적으로 조언을 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이 작품은 좋아하는 이성 앞에 서면 우물쭈물하는 청년이나 막연한 불안 때문에 가끔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학생 등 평범한 사람들이 겪는 마음의 질병을 심리학적으로 파헤친다. 지난해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만화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올해 심리 수사극 드라마와 연극으로도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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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가 얻은 결론은 과학적인 사례 분석을 통해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심리학 만화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내담자의 케이스를 전문가의 자문을 통하여 수차례 검증해 현실성에 비중을 뒀다. 다만 치료에 해당하는 부분은 전문가 견해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원인을 보다 비중 있게 다룬다.
‘서리(frost)’를 뜻하는 주인공 프로스트의 이름은 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를 연상시킨다. 그는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냉철한 심리학적 분석으로 조언을 건넨다. 웹툰 컷
그는 마감을 앞두고는 하루에 18시간 작업하고 3, 4시간만 잔다. 바쁘지만 하루 100여 통의 메일과 쪽지가 와도 성실하게 답한다. 그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독자들의 반응은 “나만의 문제라고 고민했는데, 상담을 받아 보기로 했다”는 고백이다.
“고통스러운 마음의 외침을 감추면 안돼요. 그 자체가 심리적으로는 엄청난 폭력이거든요.”(이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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