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업체와 합작방안 구체적으로 진행
방한홍 사장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 등 공기업이 미국 캐나다 호주 등 해외의 셰일가스전에 지분 투자를 한 적은 있지만 민간기업이 셰일가스 공장 설립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은 12일 서울 중구 장교동 본사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생산기지를 설립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미국 내 셰일가스전을 소유한 미국 기업과 합작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 사장은 “비밀유지 약속에 따라 협상 상대 기업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얘기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은 2011년부터 중국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 시에 30만 t 규모의 폴리염화비닐(PVC)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설립한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공장도 5월 완공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방 사장은 “중국 공장이 시장 접근성을 위해 투자한 것이라면 사우디나 미국은 값싼 원료로 원가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케미칼이 미국 공장 설립 계획을 실현하려면 몇 가지 고비를 넘어야 한다. 우선 미국 기업들은 물론이고 발 빠르게 미국으로 진출한 일본 및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들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투자금액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생산시설 설립 자체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화케미칼의 결정으로 국내의 다른 석유화학회사도 셰일가스를 활용하는 석유화학 공장을 설립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케미칼 LG화학 삼성토탈 등 다른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은 여전히 셰일가스 관련 설비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