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요시미 YG 일본법인 지사장은 “니혼TV 특집 드라마에 빅뱅 승리를 출연시키고 2월 말에 나오는 빅뱅 대성의 솔로 앨범에 일본 명곡을 재해석해 담았다. 대중과의 접점을 찾으려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에미넴 변호사에서 케이팝 전도사로… 앨리나 모팻 YG USA 지사장
YG 합류 전 모팻 지사장은 세계 최대 음반사인 유니버설 뮤직에서 법무팀 변호사로 일했다. 미국 최정상급 래퍼와 프로듀서인 에미넴, 50센트, 팀벌랜드가 주고객이었다. 그의 모친은 한국인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혼혈이지만 한국인 새아버지 덕에 사실상 한국가정에서 자랐다. ‘엄마와 본 한국 드라마’는 미국 힙합이 아닌 케이팝에 눈뜨게 해줬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 눈에 들어온 빅뱅과 2NE1은 미국 라디오에서 들어왔던 음악과 비슷하면서도 달랐어요. 음악과 비주얼 양면에서 그들만의 신선한 방식이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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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해 복이 터졌다. YG로 옮기자마자 ‘강남스타일’이 터진 것. 싸이 덕을 가장 크게 본 사람이 아니냐고 물었다. “싸이 덕에 편해지긴 했어요. YG가 어떤 회사인지 설명하는 시간이 현저히 짧아졌죠. 지난해 빅뱅과 2NE1의 미국 투어를 성사시키고 이를 현지 매체에 잘 알릴 수 있었죠.”
모팻은 “미국 시장에서 케이팝을 ‘코리안 뮤직’이 아닌 ‘뮤직’으로 연착륙시키는 게 목표”라고 했다. YG 미국법인은 지난해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애틀에서 오디션을 열어 현지 스타 발굴에 나섰다. “빅뱅과 2NE1은 여기서도 희소성을 갖춘 아이돌이죠. 음악과 안무에 멤버들이 직접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면 대중이 더 움직일 거예요. 제 몫이죠. 두근두근합니다.”
YG 엔터테인먼트 미국 지사장 앨리나 모팻.
20대처럼 보이는 동안의 와타나베 지사장은 한일 양국에서 ‘귀요미’로 통한다. 도쿄 사무실에서 일하는 그는 한 달에 한 번,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에 건너와 양현석 YG 대표, 실무자들과 전략회의를 한다. 일본인 특유의 상냥함과 철저한 프로 의식으로 양국 관계자들의 칭찬을 받는다. YG 저팬의 부사장으로 일하다 지난달 사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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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는 YG 시스템 내부를 들여다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공격적인 소셜네트워크 마케팅과 뮤지션, 프로듀서의 창의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자유로운 분위기…. 이전 회사는 사무실은 컸지만 이런 건 불가능했거든요. 양 대표의 아티스트적인 사고방식도 인상 깊었어요.”
현지 업계를 꿰뚫어온 그가 전망하는 케이팝 시장의 미래는 어떨까. “YG만의 독특한 음악은 한류를 넘어서 별개의 브랜드를 형성하고 있어요. 한류가 마니아의 장르로 굳어지면서 개성이 두드러진 아티스트가 더 사랑받게 될 겁니다. YG는 일본 대중보다 스타일 면에서 너무 앞서 있는 게 오히려 단점이 될 정도예요. 그 간극을 메우는 게 앞으로 제가 할 일이죠.”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