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효 대구경북본부장
4일 대구 신서혁신도시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 열린 ‘한국 뇌 연구원’ 기공식은 아쉬움을 넘어 실망스러웠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비롯해 김범일 대구시장, 이인선 경북도 정무부지사, 신성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서유헌 초대 원장 등 몇몇 기관장이 모여 기공식 버튼을 누르는 틀에 박힌 행사를 한 게 전부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 뇌 연구원이 대구에서 첫 단추를 끼우는 중요한 일을 이처럼 밋밋하고 감동 없고 매력 없이 해서는 곤란하다. 이 연구원이 국내 유일의 뇌 전문 국책기관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 뇌 분야를 과학기술 분야 최대 키워드라고 하는 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연구원은 대구의 브랜드를 바꿀 큰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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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연구원을 설립하고 연구원을 채용한다고 해서 ‘대구=뇌 도시’가 되기는 어렵다. 뇌는 일부 연구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학교폭력을 인성의 힘으로 막는 것도 뇌에 달려 있다. 2011년 출간돼 화제를 모은 ‘생각의 빅뱅’은 기업인의 뇌 훈련에 따라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대구시는 이제부터라도 뇌 연구와 활용이 낳을 수 있는 다양한 부가가치를 시민과 공유하는 고민을 의욕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 성공을 좇는 게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도 뇌의 작용이다. 한국 뇌 연구원은 대구를 품격 있는 힐링도시로 만들 좋은 기회다. 자신감을 잃으면 뇌까지 작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이권효 대구경북본부장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