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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종북단체들, 온라인선전 2만건 글 보니

입력 | 2013-02-04 03:00:00

■ 작년 대남매체 통한 北 온라인선전 2만건




#1. 지난해 3월 19일 북한의 기관지 ‘민주조선’은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를 두고 “우주개발과 평화적 이용정책에 따라 쏘아 올리는 실용위성”이라고 보도했다. 그러자 같은 날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는 이 주장을 옹호하며 “우주개발과 평화적인 이용정책에 따라 시작한 인공위성 발사 노력들”이라고 촌평했다.

#2. 지난해 6월 20일 국내 인터넷 매체 ‘자주민보’는 우리 정부가 한일정보보호협정을 추진하자 “실질적인 이 땅의 통치자인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하는 협정 체결”이라고 주장했다. 이틀 뒤 북한이 운영하는 온라인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미국은 남조선에서 짐을 싸서 당장 아메리카로 떠나야 한다”고 답했다.

북한과 국내 종북 세력이 연계해 주요 정치안보 이슈에 대해 서로의 주장을 인용하며 북측 주장을 확대재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정보원 여직원이 대선을 앞둔 시점에 인터넷에 게시글을 올린 것은 국정원의 정상 업무로 보기 어려운 부적절한 행동이었으며,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비판이 많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온라인을 통한 북한의 선전전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것에 대한 대책 마련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북한과 종북 세력, 서로를 옹호

북한과 국내 종북 성향 단체들은 지난해부터 온라인을 통해 제주 해군기지 건립,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 북한 장거리미사일 광명성 3호 발사, 북방한계선 논란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서로의 주장을 옹호해 왔다.

노수희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이 무단 방북한 뒤 돌아와 체포되자 범민련 남측본부는 “종북 소동과 마녀사냥으로 공안몰이 하는 광란의 질주”(지난해 7월 6일)라고 주장했다. 이튿날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종북 세력 척결 소동으로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는 논평을 냈다. ‘우리민족끼리’도 “통일애국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폭압과 동족대결 선풍”이라고 거들었다.

지난해 6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종북보다 종미가 더 문제”라고 해 논란이 되자 노동신문은 “악랄한 반공화국 모략소동, 파쇼 광들이 모략과 술책으로 색깔론 광풍을 일으킨다”고 보도했고, 이튿날 범민련 남측본부는 “친미친일 종속정권의 중대한 오판”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범민련 등 국내 친북 단체들은 이 같은 주장을 ‘오늘의 유머’나 ‘보배드림’, 포털 사이트 다음 등 방문자가 많은 국내 사이트에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국내 일부 노동단체나 좌파단체 회원들 가운데도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해외 IP를 경유해 북측의 주장을 국내 사이트에 퍼 나르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 국내 인사들까지 北 찬양 페이스북에 ‘친구’ 등록

국정원은 북한이 운영하는 온라인 대남매체가 8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이들 매체를 통해 지난해에만 2만여 회에 달하는 온라인 선동 활동을 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 외국어로 번역된 북한 찬양 자료를 올리고 있다.

3일 취재팀이 북한 또는 종북 세력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DPRK LOVE(북한 사랑)’라는 이름의 페이스북에 등록된 ‘친구’ 명단을 분석한 결과 남한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이름도 있었다. 페이스북은 상호 동의 해야만 친구 추가가 가능하다. 이곳에 등록된 친구 186명 중엔 배진교 인천 남동구청장, 신언직 통합진보당 전 19대 총선 강남을 예비후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인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DPRK LOVE에 친구 등록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배 구청장은 “페이스북을 하긴 하지만 ‘DPRK LOVE’를 친구로 추가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신 전 예비후보도 “금시초문이다. 페이스북 계정은 총선 전에는 홍보담당자가 관리했고 총선 이후에는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던 인턴이 실수로 친구 추가를 한 것”이라며 “실수를 안 순간 즉각 탈퇴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국내 종북 세력의 ‘짜고 치는 고스톱’에 한국 사회가 말려들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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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바로잡습니다]

‘한쪽이 정부 비판하면 바로 “옳소”…’ 기사 중 국가정보원이 제공한 종북세력 행태 설명표에 환경운동연합이 포함돼 있으나 이 단체는 순수 환경시민단체이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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