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까지 일정 빠듯… 검증된 인물 택할 가능성 커안대희 이강국 다시 거론… DJ처럼 정면돌파 할수도
‘DJ 스타일’일까, ‘MB 스타일’일까.
2002년 7·11 개각 당시 ‘첫 여성 총리’ 카드로 내세웠던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이 낙마하자 청와대 내에선 “참신성은 떨어지더라도 검증된 인물로 안전하게 가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일반의 예상과 달리 ‘50대 총리 카드’를 빼내 들었다. 당시 만 50세의 장대환 매일경제신문 사장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 장 후보자도 10여 건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자녀의 강남 위장 전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됐다. DJ 쪽에서는 의외의 인물을 내세워 정면 돌파를 시도했던 것이지만, 결국 ‘오기 인사’가 빚은 인사 실패라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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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 후보자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관련 거짓 해명, 부인 임대소득 탈루 의혹 등에 휩싸이며 본회의 표결 전 자진 사퇴하자 청문회 통과를 가장 크게 고려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청문회와 국회의 임명동의 절차를 두 번이나 통과한 김황식 감사원장을 총리로 발탁했다. 김 원장이 호남 출신으로 야당의 반대가 적을 것이란 점도 감안됐지만, 대법관 청문회와 감사원장 청문회를 통해 이미 두 차례 검증을 통과한 인물이란 점도 중요하게 고려됐다. 청문회를 통과한 김 총리는 업무에서도 내각의 중심을 잡고 임기 후반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성공 인사’의 사례로 꼽힌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우 전망이 엇갈린다. 일단 새 정부 출범까지 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에 인사청문회 통과에 역점을 둔 ‘임기 말 MB 스타일’을 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경험이 있는 김능환 안대희 전 대법관과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목영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권의 첫 총리 후보자가 정권도 출범하기 전에 낙마해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은 만큼 ‘DJ 스타일’로 정면 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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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