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오른쪽)이 25일 서울 마포가든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프로야구선수 초상권 비리에 얽힌 전직 선수협회장 손민한을 불러 사과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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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사나이 은퇴 회견
2010년 KS1차전 V발판 볼넷 기억 생생
최선 다했다면…깨끗한 퇴장도 멋진 일
최정 사구 줄이면 30-30 클럽 가능성 커
300-300 대신 해설로 팬들 마음 훔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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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결심 굳히기까지
박재홍은 지난해 11월 SK로부터 코치연수 제의를 받았다. 2011년 말에 이어 2번째 은퇴제안이었다. 그러나 현역 연장에 대한 그의 의지는 강했다. 결국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며 사실상 방출됐고, 본인 스스로 새 팀을 알아봤다. 그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운동을 하며 몸을 만들었다”고 했다. 사정은 여의치 않았다. 그를 원하는 팀은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장직이 팀을 구하는 데 걸림돌”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그는 “선수협회장을 그만둘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회장에서 물러나고 팀을 구하지 못하면 더 창피한 일이 아니냐?”고 했다. 결국 박재홍은 “최선을 다했다면, 깨끗이 물러나는 것도 멋진 일”이라는 주변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타석은?
박재홍은 1996년 30-30클럽 최초 개설, 30-30클럽 3회 가입(최다), 200-200클럽 최초 개설, 역대 7번째 300홈런 등의 기록을 세웠다. 수많은 홈런을 쳤지만, 그가 꼽은 ‘내 인생 최고 타석’의 결과는 볼넷이었다. 2010년 10월 15일 문학에서 열린 SK-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 2-3으로 뒤진 5회말 2사 만루서 오승환(삼성)이 마운드에 오르자 SK 김성근 감독은 김강민 대신 박재홍을 대타로 내세웠다. 결과는 밀어내기 볼넷. 이후 SK는 김재현의 적시타로 앞서 나갔다. 박재홍은 “누가 봐도 내가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지만 꼭 나가고 싶었다. 오승환 공에는 자신이 있었다. 볼넷으로 밸런스가 흔들린 오승환이 이후 김재현에게 적시타를 맞았다”고 추억했다. 당시 그는 플래툰시스템 속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지만, 결정적 순간 존재가치를 입증했다.
○후계자는 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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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희 기자 setupmn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